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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방북 범민련 간부, 귀환 직후 체포


5일 한국 귀환 직후 체포된 노수희 범민련 남측 부의장.
5일 한국 귀환 직후 체포된 노수희 범민련 남측 부의장.

한국 정부 허가 없이 북한에 들어가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언행을 한 것으로 알려진 재야단체 간부가 판문점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한국 정부는 관련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방침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정부 허가 없이 몰래 북한으로 들어갔던 노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 본부 부의장이 5일 오후 판문점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3월2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100일 추모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으로 들어간 지 104일만에 돌아온 겁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기다리고 있던 통일부 연락관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온 노 씨를 붙잡아 곧바로 공안당국 관계자에게 넘겼습니다. 공안당국은 노 씨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 박수진 부대변인은 노 씨를 법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 “노수희 부의장이 밀입국하여 정부를 비방하고 북한을 찬양한 행위는 법 위반 사항으로 방북경위, 북한 내 행적 등을 조사한 후 관련법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계획입니다”

노 씨는 북한에 머물고 있는 동안 북한 정권을 찬양하고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행동을 잇따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 씨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하고 김 위원장의 서거는 민족 최대의 슬픔이었다고 찬양성 발언을 했습니다.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에 대해서도 북한 주민들이 최고사령관이자 어버이로서 믿고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한국 정부에 대해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김 주석의 생가인 만경대를 찾아 방명록에 “국상 중에도 반인륜적 만행을 자행한 이명박 정권을 대신해 정중히 사과 드린다”고 적었습니다.

노 씨는 체류 기간 동안 북한의 경제시설과 명승지 등을 방문하고 주요 행사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 씨는 노점상 출신으로 지난 1980년대 후반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2005년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서울연합 의장에 오른 인물입니다.

북한에 정부 허가 없이 들어갔다가 판문점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 온 것은 지난 1989년 임수경씨와 문규현 신부를 시작으로 이번이 6번째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공안당국은 노 씨에 대한 수사를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전체 차원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이 단체의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간부 한 명을 긴급 체포했습니다. 경찰은 노 씨의 이번 방북을 개인 차원이 아닌 조직 전체가 연루된 사건으로 보고 있습니다.이 단체는 앞서 3일 기자회견을 갖고 노 씨의 행동을 ‘정의로운 장거’라고 주장했었습니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은 지난 1990년 남북한과 해외동포들이 참여하는 통일운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입니다. 하지만 연방제 통일 지지,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주장하면서 지난 1997년 한국 대법원에서 이적단체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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