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최근 개통된 북한-러시아 자동차 다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두만강 자동차다리가 결국 개통됐죠? 언제 개통된 겁니까?
기자) 지난 9월 7일입니다. 북한 나선시와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두만강 자동차다리 준공식이 지난 7일 열렸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준공식에는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와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각각 평양과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참석했습니다. 이 다리는 양국 국경선인 두만강 위에 건설됐는데요. 전체 연결 구간은 약 5km이고, 교량 본체는 약 1km 그리고 왕복 2차로로 건설됐습니다. 이 다리 건설은 2024년 6월 평양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북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인데, 지난해 4월 착공했습니다. 당초 러시아 측은 올해 6월 완공을 예상했지만 실제 준공은 석 달가량 늦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자동차 다리에 러시아 사람의 이름이 붙었던데, 이게 누구입니까?
기자) 네, 북한은 이 다리에 '야꼬브 노비첸코 다리'라는 이름을 붙였는데요. 야꼬브 노비첸코는 1946년 3월 평양역 광장에서 열린 행사 도중 김일성을 겨냥해 날아든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내 김일성의 생명을 구한 소련군 장교입니다. 북한은 그에게 최고 훈장인 '노력영웅' 칭호를 수여하며 북러 혈맹의 상징으로 추앙해 왔습니다. 교량에 그의 이름을 붙인 것은 양국 간의 역사적 유대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진행자) 북러 간에는 이미 철도교가 있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두만강 하류에 39.4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이미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철도교가 있습니다. 철도교의 명칭은 '두만강 친선철도교'입니다. 그런데 철도교로부터 약 415m 떨어진 곳에 이번에 자동차 다리가 새로 개통된 겁니다.
진행자)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는 이미 철도교가 있는데, 왜 자동차다리를 새로 만든 겁니까?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철도와 도로의 기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철도는 대량 화물을 장거리 운송하는 데 유리하지만, 트럭은 화물 종류와 운송 경로에 따라 보다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또 북한과 러시아는 ‘철도 궤도’가 다릅니다. 북한은 철도 궤도가 표준궤(1,435mm)입니다. 반면 러시아는 폭이 넓은 광궤(1,520mm)를 사용합니다. 이로 인해 열차가 국경을 넘을 때마다 열차 바퀴(대차)를 교체하거나, 화물을 다른 열차로 옮겨 실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물류 병목 현상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반면 자동차(도로) 수송은 별다른 제약이 없습니다. 트럭이 국경 검문소만 통과하면 곧바로 목적지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물자 수송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사 과정을 보면 러시아보다 북한이 더 서둘렀다면서요?
기자) 그런 분석이 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은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 측 공사가 러시아보다 빠르게 진행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자동차다리 개통에 필요한 세관과 도로, 검문시설 등의 공사를 상당히 빠르게 진행했습니다. 반면 러시아 측은 세관과 차량 검사시설 등의 공사가 상대적으로 늦어지면서 당초 예정됐던 6월 개통이 미뤄졌습니다. 결국 러시아보다 북한이 다리 건설에 적극적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이 다리를 서둘러 건설한 의도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결국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아내고 싶은 것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입장에서는 러시아로부터 에너지와 식량 등 각종 물자와 단체 관광객을 받고 싶을 것이라고 말하는데요. 여기서 북한 전문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이영종 북한연구센터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영종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무엇보다 병력과 다량의 무기, 포탄을 지원한 대가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식량, 생필품, 물자를 공급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특히 러시아로부터 석유 정제품을 대북 제재를 회피해서 받기 위한 측면이 컸다.”
진행자) 러시아가 북한에 석유를 많이 주고 있나요?
기자) 네. 북한이 2024년 10월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한 이래 러시아의 석유 공급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미국, 한국, 일본 등이 참여한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은 2024년 3~10월 러시아가 북한에 100만 배럴 이상의 정제유를 공급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진행자) 한마디로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기 위해 북-러 자동차 다리를 서둘러 개통했다는 것인데, 북-러 밀착이 오래갈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현재의 북-러 밀착은 단기적으로는 지속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상호 이해관계 변화로 인해 '시한부 거래 관계'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러 밀착은 이념적 유대가 아니라 필요에 의한 '실리적 기회주의적 동맹'입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고 러시아가 국제사회로 복귀할 경우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하락할 공산이 큽니다. 다시 이영종 북한연구센터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영종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푸틴의 마음이 전쟁 때 병력과 물자가 부족한 다급한 마음과 달라지겠죠. 그러면 김정은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했지만 제대로 된 대가를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그동안 기대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이라든지, 첨단 전투기 지원 같은 전략적인 반대급부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진행자) 뉴스 동서남북, 최근 개통된 북한-러시아 자동차 다리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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