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북한 김여정 담화를 계기로 핵보유국 지위를 둘러싼 미국과 국제사회의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북한 김여정 총무부장의 담화부터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17일 담화를 내고 “핵보유국 지위는 그 무엇으로도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장은 최근 제70차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가 북한에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촉구한 것을 일축하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같은 날 중국 베이징 샹산포럼에 참가한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도 연설에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가 헌법에 의해 고착됐으며 “절대 불가역의 한계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김여정 부장과 김강일 국방성 부상이 같은 날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되돌릴 수 없다’고 말한 것인데, 미국과 한국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미국은 김여정 부장 담화에 대해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국 언론에 따르면 한국 정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김 부장의 담화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 추진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통일부는 김여정 부장의 담화가 미북대화를 염두에 두고 비핵화 논의 불가 입장을 분명하게 미국에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OA는 국무부에 김여정 담화에 대한 논평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 ‘핵보유국 지위는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해 왔는데, 미국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미국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북한을 절대로 핵무기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 9일 첫 핵실험을 실시했는데요. 미국 국무부의 니컬러스 번스 정무차관은 그해 11월 16일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에서 “우리는 북한을 핵무기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을 것(We do not and will not recognize North Korea as a Nuclear Weapons State)”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북한의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며,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를 다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런 입장은 지금까지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핵보유국 주장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유엔 안보리도 북한을 핵무기국으로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첫 핵실험 직후인 2006년 10월 14일 채택한 안보리 결의 1718호에서 북한의 핵실험에 우려를 표하면서, 북한은 NPT상 ‘핵무기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NPT에 비핵무기국 지위(non-nuclear-weapon State)로 즉시 복귀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2년 뒤인 2009년 5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자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채택했는데요. 여기서도 북한을 핵무기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또 유엔 안보리와 별도로 지난 2014년에는 유엔 총회가 북한과 관련한 69/52 결의를 채택했는데요. 이 결의도 “북한은 NPT에 근거한 핵무기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고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북한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지난17일 북한이 NPT에 따른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IAEA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70차 정기총회에서 이같은 입장을 확인하면서 “북한의 핵활동이 지속적으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북한 정부에 “모든 관련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기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크게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이 한반도뿐 아니라 국제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NPT는 1967년 1월 1일 이전에 핵무기 또는 핵실험을 한 국가만 NPT상 ‘핵무기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에 해당하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5개국뿐입니다. 북한은 첫 핵실험을 2006년에 했기 때문에 NPT상 핵무기국으로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기본 입장입니다.
진행자)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이죠?
기자) 북한을 새로운 핵무기국으로 인정할 경우 그동안 국제사회와 NPT가 유지해 온 핵비확산의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에 예외를 인정하면 다른 국가들도 핵무기를 개발한 뒤 핵무기국 지위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IAEA는 북한을 핵무기국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이라는 북한의 입장은 국제사회의 시각과 상충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상충됩니다. 북한은 자신이 이미 ‘핵보유국이 되었으므로 국제사회가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유엔 안보리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이 NPT에 근거한 핵무기국 지위를 가질 수 없음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을 핵무기국으로 인정할 경우, 다른 국가들의 핵 개발까지 용인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현실적 사실'과 북한을 NPT상 '합법적 핵무기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겁니다. 이 두 가지 차원의 괴리를 어떻게 조율하고 정리하느냐가 북한 핵문제의 핵심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뉴스 동서남북, 오늘은 북한 핵보유국 지위를 둘러싼 미국과 국제사회의 입장을 살펴봤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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