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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국방상 교체…‘부정부패 문책’과 군 기강 다잡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6년 8월 29일 열린 조선로동당 제9기 중앙군사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6년 8월 29일 열린 조선로동당 제9기 중앙군사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진행자)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북한의 국방상이 교체된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국방상이 교체됐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정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에 따르면 8월 29일 평양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9기 제2차 회의가 열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노광철 국방상을 해임하고 김성기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국방상으로 임명했습니다. 그리고 박정천을 북한 군사정책을 사실상 총괄하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했습니다. 당 중앙군사위 위원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나씩 짚어 보죠. 노광철 국방상이 2년 만에 해임된 것인데, 왜 물러난 것인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그가 1달 전에 발생한 박희철 사건에 연루돼 물러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희철 사건이란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이었던 박희철이 군 살림집(아파트) 건설 인력과 보급품, 그리고 국가 자금을 빼돌려 탕진한 부정부패 사건입니다. 그런데 국방상은 북한군의 군사 행정과 자금, 물자, 보급 관리의 최종 책임자입니다. 따라서 박희철 일당이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것을 국방상이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결과 노광철 국방상에게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임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북한군 사정에 밝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김열수 안보전략실장의 말 들어보시죠.

김열수 /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노광철이 물러난 것은 지난번 부정부패 사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굉장히 격노했기 때문에 그냥 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교체된 것으로 봅니다."

진행자) 관리 책임을 물었기 때문에 노광철은 완전히 쫓겨난 게 아니라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으로 이동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그렇게 보입니다. 노광철은 국방상 직책에서는 해임됐지만 무기 생산을 챙기는 군수공업 부문으로 배치된 겁니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 수출이나 무기 현대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노광철의 전문성을 실무 현장에서 활용하겠다는 '문책성 보직 이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신임 국방상에는 김성기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임명됐습니다. '총정치국장'이 '국방상'으로 자리를 옮긴 건데, 이런 전례가 과거에도 있었습니까?

기자) 매우 이례적인 인사 이동입니다. 북한군에서 '총정치국장'은 군 내부의 당 조직과 사상 감찰을 총괄하는, 사실상 군 서열 1위의 요직입니다. 반면 '국방상'은 군정권과 군사 행정을 담당하는 자리죠. 서열상 더 높은 위상의 총정치국장을 지낸 인물이 국방상이 된 것은, 최근 흐트러진 군 내부의 사상적 동요나 기강을 잡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눈길을 끄는 것은 물러나 있던 박정천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복귀한 것인데,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박정천은 포병 출신으로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을 주도해 온 대표적인 '핵·미사일 전문가'입니다. 2선으로 물러났던 그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라는 군 최고 지도부로 불러들였다는 것은, 미사일 개발을 포함해 북한이 강경한 군사 기조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다시 김열수 안보전략실장의 말 들어보시죠.

김열수 /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박정천도 물러서 있다가 이번에 복귀를 했죠.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복귀시켰는데, 특히 박정천처럼 강경한 사람을 불러올려서 군에 대한 군기도 잡고, 또 대남·대미에 보내는 메시지도 있지 않은가."

진행자) 박정천이라는 인물, 김정은 위원장과의 인연이 꽤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박정천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승진과 좌천을 거듭한 인물입니다. 예를 들어, 2019년 9월 박정천은 인민군 총참모장(대장)으로 발탁됐다가 그 이듬해 차수로 진급한 데 이어 불과 5개월 만에 군 최고 계급인 '원수'로 초고속 승진합니다. 그러다 2021년 6월 코로나19 방역 태만 등의 이유로 다시 차수로 계급이 강등되기도 했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신임이 매우 두터워 '김정은의 군사 과외교사'로 불리기도 합니다.

진행자) 한편 인민군의 방첩과 사찰을 총괄하는 유광우 보위국장이 총정치국 제1부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총정치국은 앞서 말씀드렸던 박희철 사건이 일어났던 부서입니다. 그리고 보위국은 총정치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기관입니다. 그러니까 부정부패 사건이 일어났던 총정치국에 감시·수사 기관인 보위국 수장을 차출해 앉힘으로써 군대 내 사상 기강을 철저히 단속하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엄주호 공군 정치위원은 보위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왜 이러는 것이죠?

기자) 총정치국은 인민군 내부에 있는 당 조직으로 사상교양과 정치 학습을 담당합니다. 보위국은 일종의 인민군 내 비밀경찰로 방첩과 쿠데타를 감시합니다. 이번에 엄주호 공군 정치위원이 보위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특정 군부 세력의 권력 독점을 막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충성 경쟁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진행자) 한마디로 부정부패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을 모두 자르고 군부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한층 강화하려는 것인데, 이런 조치로 북한군의 부정부패가 사라질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로 북한군의 구조적인 부정부패는 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북한군은 국가 예산과 보급망에만 의존해 생존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하급 병사부터 장군까지 자력갱생이라는 명목하에 뇌물, 장마당 거래, 군용 물자 횡령을 통해서만 부대 운용과 생계유지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군부의 근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감시와 통제만 강화한 미봉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국방상 교체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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