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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북한 보건 상황 갈수록 악화”


북한의 보건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미국의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북한의 보건체제가 붕괴됐다는 반증이라는 분석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보건 지표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미국의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의 길버트 번햄 교수는 5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세계개발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히면서, 북한의 영유아 사망자 수를 예로 들었습니다.

북한의 5살 이하 사망자 수가 1993년 인구 1천 명 당 27명에서 2008년에는 67명으로 늘었고, 1살 이하 사망자 수도 14명에서 23명으로 늘었다는 것입니다.

번햄 교수는 지난 2004년 2백70명의 탈북자들을 상대로 보건 문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으며,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해 의료시설을 살펴보는 등 북한의 의료체계를 연구해 온 전문가입니다.

번햄 교수는 북한에서는 설사와 호흡기 질환이 어린이 사망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며, 신생아 가운데 저체중으로 태어나는 비율이 31%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결핵과 장티푸스, 간염 등이 널리 퍼져 있으며, 식수와 공중위생 시설도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북한의 보건 체계가 붕괴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번햄 교수는 분석했습니다.

북한 보건 요원들은 수준이 매우 낮은 상태에 있으며, 탈북한 북한 의료 요원들이 한국의 면허시험에서 합격률이 낮은 것도 그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번햄 교수는 북한 의료시설에 의약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이 의약품을 장마당에 의존하는 실정이며, 장마당에는 중국제 가짜 의약품이 많이 나돌고 있다는 것입니다.

번햄 교수는 북한 주민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월 수입의 1백40%까지 지불해야 하는 등 치료비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번햄 교수는 특히 앞으로도 북한 의료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북한 당국이 그 같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료 요원 교육과 약품 공급, 그리고 의료장비와 전기 같은 기반시설 구축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버타 코헨 연구원은 번햄 교수의 연구 결과는 대북 식량 지원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번햄 교수의 연구 결과는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면 북한 주민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코헨 연구원은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한 논란은 지원된 식량이 정권 핵심이나 군부로 전용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며, 식량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북한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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