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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승호 송환-국면 전환 가능할까?


북한은 최근 억류했던 미국인 아이잘론 곰즈 씨를 석방한 데 이어 오늘 (7일)은 나포했던 남한의 대승호를 돌려보냈습니다. 지난 해 8월 미국인 여기자를 석방한 데 이어 개성공단에 억류됐던 현대아산 직원을 돌려보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인데요, 최원기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문) 최원기 기자, 북한이 한 달 여 동안 억류했던 한국 어선 ‘대승호’와 선원들을 송환했지요?

답)네, 북한은 오늘 (7일) 앞서 한국 측에 통보한 대로 그동안 억류하고 있던 대승호와 선원 7 명을 돌려보냈습니다. 이로써 대승호 선원들은 한 달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문) 북한이 예상보다 빠르게 선원들을 석방한 것 같은데, 그 배경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전문가들은 수해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4일 최근의 수해와 관련해 한국에 쌀과 시멘트, 중장비 등을 요청했는데요, 대승호 송환으로 한국 측의 긍정적 반응을 기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천안함 사태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가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서울의 민간단체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최근에 서울발로 북한에 대해 대북정책이나 외교정책이 변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많이 나오고 있고, 그러니까 돌려보내야겠고...”

문) 이번에 나포됐던 대승호에는 북한의 우방인 중국인 선원들이 포함돼 있지 않습니까. 이 것도 예상보다 일찍 송환이 이뤄진 이유가 아닐까요?

답) 그렇습니다. 대승호에는 중국인 선원3명이 타고 있었는데요. 현재 북-중 관계는 ‘밀착’ 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북한은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인 선원이 포함된 대승호를 장기 억류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수 있습니다.

문)큰 그림에서 보면, 이번 대승호 선원 송환과 미국인 곰즈 씨 석방 등이 지난 해 8월 상황과 비슷하지 않나요?

답)네, 북한은 과거에도 남북관계와 미-북 관계에서 국면을 전환하려 할 때 억류된 외부인을 풀어준 전례가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번 대승호 송환이 지난 해 8월 이뤄진 유성진 씨 송환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 북한은 지난 달 27일 억류했던 미국인 아이잘론 곰즈 씨를 석방했는데요. 이는 지난 해 8월 초 북한이 석방한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의 경우를 연상케 하고 있습니다.

문)유성진 씨라면 개성공단에서 억류됐었던 남측 근로자죠?

답)네, 유성진 씨는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남한의 현대아산 소속 근로자인데요. 지난 해 3월 북한은 유성진 씨가 ‘공화국의 정치 체제를 비난하고 여성 종업원을 변질, 타락시키려 했다’ 며 억류했습니다. 그러다 북한은 억류 1백37일만인 8월17일 유 씨를 석방했습니다.

문)유성진 씨 석방이 남북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된 것도 사실 아닌가요?

답)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유성진 씨가 석방되고 사흘 만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남북 육로 통행 전면 허용과 함께 금강산과 개성 관광 재개, 추석 이산가족 상봉 등을 제안하는 등 일련의 대남 유화 조치를 취했습니다.

문)미-북 관계도 당시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의 석방으로 한동안 유화 국면이 조성되지 않았나요?

답)그렇습니다. 미-북 관계는 북한이 지난 해 5월25일 2차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상당히 경색됐었는데요. 그로부터 석 달 뒤인 8월4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를 데려오면서, 경색 상태가 다소 풀린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10월에는 북한 외무성의 리근 미국국장이 뉴욕에서 미국 관리들과 접촉했고, 이어 12월 8일에는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문)그렇다면 최근의 대승호 송환과 곰즈 씨 석방이 남북관계와 미-북 관계를 푸는 단초로 작용할 것인지가 궁금한데요.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 ‘북한 하기에 달렸다’는 겁니다. 한 마디로 북한이 핵 문제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진정성을 보이면 문제가 풀릴 수 있지만, 과거처럼 일시적으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유화 제스처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마이클 그린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한반도 전문가인 마이클 그린 씨는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을 압박하면서도 대화의 문은 열어 놓는 현재의 대북정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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