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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한상렬 목사 판문점 귀환 정전협정 위반”


북한이 불법 방북 중인 한국의 한상렬 목사를 판문점을 통해 귀환시키겠다고 알려 온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판문점 귀환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선 북한의 이같은 행동이 남남갈등을 유도하려는 등의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불법 방북 중인 한국의 한상렬 목사를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내겠다고 한국측에 통보해 온 데 대해 한국 정부는 판문점 귀환이라는 방식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의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12일 판문점은 남북을 오가는 출입통로가 아니라며 북측의 통보 내용을 반박했습니다.

“판문점은 출입통로가 아니고 예외적으로 당국 대 당국이 합의를 했을 때만 출입목적으로 개방하는 장소잖아요, 이 건은 거기에 해당하는 게 아니니까…”

이 부대변인은 또 규정에 따른 절차를 밟지 않고 이를 강행할 경우 이는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군 사령관이 유엔군 사령관에게 동의를 요청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절차가 있어요, 그런데 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판문점을 통해 내려온다면 정전협정 위반이 되는 것이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11일 북한 적십자회가 한국의 대한적십자사에 한 목사가 광복절인 오는 15일 판문점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통지문은 “남조선 적십자사가 해당 기관에 통지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목사의 무사귀환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선 대결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최근의 남북관계 속에서 북한이 한 목사 문제를 다목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남북협력연구센터 소장 최진욱 박사는 한국 사회 내부의 이른바 ‘남남갈등’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지금 대승호 피랍도 그렇고 남한에 대한 공격적인 언사도 그렇고 자꾸 이슈를 만들어서 남한 사회에 그런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북한이 의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북한측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2일 해설기사를 통해 “한 목사 귀환에 대한 남측 태도가 6.15 공동선언에 대한 이행의지를 가늠케 하는 또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한 목사의 판문점 귀환이 한 목사의 본인의 뜻이 반영된 것이겠지만 북한이 이를 통해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미국에 다시 한 번 드러내 보이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봤습니다.

“한반도의 불안정성 이것을 미국에 알리는 측면이 있고 또 다른 측면에서 한반도 통일의 시급성 이것도 알리는 그런 측면에서 북한은 나름대로 다목적의 의도를 갖고 판문점으로 귀환시키는 게 아니냐 이렇게 볼 수 있고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의도보다도 한상렬 목사 자신의 판단이 존중된 게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한국 내 진보단체인 한국진보연대 상임 고문인 한 목사는 지난 6월12일 당국의 허가 없이 북한에 들어갔습니다.

한국 검찰은 지난 6월 22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천안함 사태의 책임이 한국 정부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북한체제를 찬양했다는 혐의로 한 목사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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