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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 발사, 주민 도외시 정책"


북한이 미국과의 2.29 합의를 어기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려는 것은 주민들의 삶 보다는 정권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속성을 보여주는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음 달로 예정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경우 미국의 영양 지원은 물론 대미 관계 개선 기회 등 여러 가지 기회를 잃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미-북 간 2.29 합의 위반이라는 판단에 따라 24만t의 대북 영양 지원을 중단키로 결정했습니다.

[녹취: 라보이 차관보 대행] "WHEN WE RECENTLY REACH THIS DEAL…"
피터 라보이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28일 열린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은 2.29 미-북 합의 위반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4만t의 대북 영양 지원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잃는 것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경우 잃게 될 더욱 큰 손실은 미-북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닫히는 것입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오바마 행정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과 2.29 합의를 이룬 것은 김정은 정권에 미-북 관계 개선의 기회를 준 것이라며,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 기회가 사라진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 대사] "FIRING THE…"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미국의 실망감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IT WOULD BE DIFFICULT TO MOVE FORWARD…"

오바마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 방문 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불과 한 달 전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북한 정권에 식량 지원을 하기는 힘들다며, 북한 지도부의 정책이 주민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유엔 안보리는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엔은 이미 안보리 결의 1718호와 1874호를 통해 북한에 장거리 미사일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단하도록 결의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유엔은 또다른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헤리티지 재단 클링너 연구원] "VIOLATION OF UN RESOLUTION…"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고립도 한층 강화될 공산이 큽니다.

최근 한국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53개국 정상 대부분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북한에 대해 미사일 발사를 포기하고 민생경제 발전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쉬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래리 닉쉬 박사] "PRSIDENT HU JIN-TAO…"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북한이 주장하는 인공위성 발사는 미사일 발사인 만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은 주민부터 먹여 살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도 중단되거나 축소될 전망입니다. 당초 유엔은 미국과 한국, 그리고 유럽 등으로부터 8천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받아 북한의 여성과 어린이 등 2백만 주민들에게 10만t의 식량을 제공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미사일이 발사되면 각국의 자금 지원이 제대로 안돼 대북 지원은 축소되거나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와 관련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의 대북 원조를 주저하고 만들고 북한의 인도적 상황을 한층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최고 지도자로 만들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태양절을 앞두고 미사일을 발사해 축제 분위기를 조성한 후 이를 김정은의 업적으로 선전해 권력 기반을 굳힌다는 시나리오입니다.

그러나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 발사는 국제적으로 주민들의 민생보다 정권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김정은 독재체제의 실체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조지 워싱턴 대학의 그레그 브레진스키 교수입니다.

[녹취: 조지 워싱턴 대학 그레그 브레진스키 교수] "NORTH KOREAN REGIME…"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주민들의 식량난 보다는 미사일과 핵실험을 우선시 하는 북한 정권의 속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겁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7억에서 8억5천만 달러 상당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돈으로 식량을 사면 2백만t 이상의 곡물을 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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