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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체제 안착 주력"


북한이 한국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기록영화를 신속히 공개하는 등 김정은 체제의 조기 안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한국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을 ‘망언’이라며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3일 저녁 이 대통령의 신년연설이 깊은 절망감을 안겨준 망언이자 반통일 의지를 드러낸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북한 매체가 이 대통령의 올해 신년연설을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새해 첫 날부터 김정은 체제의 조기 안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신년 공동사설에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강조한 데 이어 함경남도와 평양에서 잇따라 충성을 맹세하는 대규모 군중대회를 열었습니다.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입니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현명한 영도가 있으며 대를 이어 영도자를 충직하게 받드는 훌륭한 인민이 있는 한…”

북한은 또 김 부위원장이 지난 1일 첫 현지시찰에 나선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 방문 장면을 기록영화로 만들어 발빠르게 공개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지휘관들의 손을 먼저 잡아주는가 하면 여유로운 모습으로 장병들과 악수를 나눴습니다.

또 내무반을 직접 찾아 세심하게 챙기기도 하고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을 곁에 두고 군 지휘관들에게 단호히 지시하는 모습도 공개됐습니다.

북한 매체가 김 부위원장의 기록영화를 이틀 만에 신속히 공개한 것은 친근하면서도 강인한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정영철 교수입니다.

“권력을 공고화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의 지지입니다. 대중적인 리더십을 형성해야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고 이를 위해선 대중과의 접촉면, 스킨십을 늘려나가야 하고 친근한 이미지와 동시에 강건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대중들에게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시킬 필요성이 있는 것이죠. 앞으로도 김정은 부위원장에 대한 여러 일화, 기록 등이 공개되며 위대성 선전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김 부위원장이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데 이어 선군 정치의 기원이 된 군 부대를 방문하며 공식활동을 시작한 것은 아버지의 유훈인 선군정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 매체들은 또 김 부위원장이 공장 기업소 근로자들이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친필을 보낸 사실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의 서명이 아버지의 필적과 비슷해 의도적으로 아버지의 필체를 학습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주민들로부터 받은 편지에 친필 답장을 보내는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전형적인 통치방식으로, 통치의 연속성을 강조해 주민들의 충성심을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북한은 아울러 김 부위원장을 전지전능한 지도자로 묘사하는 등 연일 우상화 작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김일성방송대학의 홈페이지인 ‘우리민족강당’은 이날 게재한 논문에서 김 부위원장을 군사 뿐아니라 정치와 경제 등 모든 분야에 정통하다며 국방과 사회주의 건설에서 눈부신 업적을 쌓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김 부위원장이 등장하는 우표를 처음 발행하고 찬양가인 ‘발걸음’을 방영하는 등 우상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텔레비전입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아직 권력기반이 확고하지 못한 김정은 부위원장이 앞으로 권력 이양을 압축적으로 진행하면서 조기 안착과 민심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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