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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경제발전, 인권 보장 확대해야 실현 가능"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북한의 경제 등 국가 발전은 주민의 시민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보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이를 보장할 때 실현 가능하다고 유엔이 밝혔습니다. 주민의 인권을 보장하고 국가 투명성을 확보하는 등 발전 개념에 대한 시야를 넓혀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다음주 한국 정부 주최로 서울에서 열리는 ‘2021 한반도 국제평화포럼’ 토론에서 발표할 보고서를 25일 미리 공개했습니다.

‘발전권이 북한과 여타 유엔 회원국에 갖는 시사점’이란 제목의 이 보고서는 유엔총회가 지난 1986년 채택한 ‘발전권에 관한 선언(United Nations Declaration on the Right to Development)에 근거해 북한 지도부가 강조하는 국가경제 발전이 주민들의 기본적 권리가 충족될 때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유엔의 발전권 선언은 경제와 사회, 문화, 정치를 아우르는 포괄적 과정으로 인류의 안녕을 다루는 광범위한 개념을 제시하지만, 북한 지도부는 발전 개념을 개별적으로 좁게 해석해 핵심에서 동떨어진 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가령 발전권 선언 제 8조와 북한이 비준한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 규약은 기초 자원과 교육, 보건, 식량 등에서 국가가 모두에게 공정한 분배와 접근 기회를 보장할 것을 명시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유엔 보고서는 특정 국가가 가용자원 부족으로 핵심 의무를 이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을 증명하고 투명성을 확보하며, 이를 검증할 자료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인구의 40% 이상이 식량 불안정에 시달리고 보건의료 접근성은 지방 주민의 경우 상당히 제한적이며, 경제가 어려운 가정의 자녀는 교육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의무 이행에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보고서는 “발전권 선언은 식량권과 보건권, 교육권 등 경제적 권리와 사회적 권리가 상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조명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영양 부족은 영아 사망과 결핵 발생 건수를 증가시키고, 깨끗한 물과 위생 접근성이 부재하면 수인성 질환에 쉽게 노출되는 등 식량 불안정성이 보건과 교육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발전권은 시민적·정치적 권리 보장과 국가의 의무 이행이 상호 연결돼 있음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습니다.

발전권 선언 2조는 “인간은 발전의 핵심 주체로 발전권의 능동적인 참여자이자 수혜자”, 개발정책은 “이들이 개발에 적극적으로 자유롭고 유의미하게 참여하는 것을 근간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국민이 국가발전 과정에 개별적, 집단적으로 적극 참여해서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때 자원 생산과 배분이 국민의 필요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이뤄져 전반적인 국가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유엔 보고서는 또 국가발전이 원조 등 인도적 지원과 제재, 교역, 투자, 군비 축소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북한 지도부의 부실한 정책 문제와 비교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가령 국제 원조는 수혜국이 인권을 보장하고 국제 약속을 이행하며, 접근성을 보장하고 공정한 무역규범을 마련하는 등 발전 관점의 접근방식을 취해야 원활한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북한은 그렇지 못해 지난해 유엔의 대북 지원 목표 요청액의 28%만이 모금됐다는 겁니다.

이어 “북한은 포용력 있고 공정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하는 장기적 관점에서 근본적인 개혁을 도입해야 한다”며 최근 북한 당국이 단속을 강화한 비공식 경제 분야의 활성화를 권고했습니다.

국제법에 따르면 개인이 상행위 등을 통해 적절한 식량에 접근하고자 할 때 국가는 이를 직간접적으로 방해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고, “북한은 비공식 시장제도가 지속 가능하며 포용력 있는 식량안보를 실현하는 데 역할을 하도록 국가 차원에서 법적, 제도적 틀을 제공해야 한다”는 겁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보고서는 또 “민간인이나 민간 집단이 식량을 생산, 가공, 유통할 때 국가는 이들의 자원 접근성과 이용성을 확대하고, 식량안보를 포함한 생계 보장 수단을 촉진할 적극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유엔 회원국들은 제재 대상국이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대신 발전권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자원을 사용할 의지가 있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제재 목표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취약층의 어려움을 경감하고 주민의 권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특히 제재 대상국은 유엔의 모니터링이 가능한 접근성과 신뢰할 수 있는 자료 등 증거를 제공해 제재가 주민의 인도적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지도부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주민들의 민생을 매우 힘들게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이에 대한 객관적이고 검증 가능한 증거 자료 제공이나 유엔 요원들의 현장조사는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의 이메쉬 포카렐 소장 대행은 지난달 미국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연구소(NDI)가 주최한 화상토론회 이런 문제들을 지적하며, 북한의 민생과 인권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법률과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포카렐 소장] “DPRK needs to use this opportunity to come out of the isolation and engage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 addressing issues affecting the rights of the people,”

북한 당국이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을 오히려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와 협력해 주민들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해결할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유엔 보고서는 또 “발전권 선언은 평화와 안보, 발전, 인권이 상호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군축 조치를 통한 국가 자원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유엔 발전권 선언은 국방비 지출을 조정해 국민의 복지에 적절한 자원이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강조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국제사회는 유엔 안보리 등 여러 기구를 통해 북한 당국에 국가자원을 핵·미사일 개발에 허비하지 말고 민생을 위해 사용할 것을 촉구해 왔습니다.

크리스토프 휴스겐 유엔 주재 독일대사는 지난해 안보리가 3년 만에 개최한 북한 인권 관련 회의에서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자원을 빼앗아 불법 탄도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에 전용하고 있다”며 “북한의 강제노동을 포함한 인권 침해가 이들 무기 프로그램을 뒷받침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휴스겐 대사] “The DPRK government diverts resources away from its people to its illicit ballistic missile and nuclear programs. Indeed, the DPRK’s human rights violations, including forced labor, underwrite these programs.”

유엔 보고서는 또 인간의 모든 기본적인 권리 실현을 통해서만 발전과 평화, 안보가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달성될 수 있다며, 북한 당국이 우선적으로 유엔 회원국들이 지난 2019년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 제시한 132개 권고를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지도부가 이 권고를 이행해 검증 가능한 수준의 성과를 낸다면 신뢰와 확신이 쌓여 국제사회가 추진하는 평화와 안보, 외교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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