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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간단체, 북한 내 '인권가해자 DB' 구축… "추후 책임 규명 근거 자료"


한국 내 민간 연구기관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행사 현장.

한국의 민간단체가 탈북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 내 인권범죄 가해자들의 상세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에 나섰습니다. 북한 당국에 의한 인권범죄를 억제하고 추후 책임 규명에 중요한 근거자료가 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민간 연구기관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는 19일 서울에서 북한인권 가해자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책임 규명 방안 모색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세미나 발표자로 나선 김가영 북한인권정보센터 인권조사국장은 지난 8월부터 1년간 탈북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 인권범죄 책임 규명을 위한 ‘가해자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을 벌였다며, 그 결과물로 30명의 인권가해자 정보가 담긴 가해자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증언자들의 신변 보호 차원에서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가해자 데이터베이스는 가해자 인물 정보와 사건 정보가 상세하게 담겨 있습니다. 김가영 국장입니다.

[녹취: 김가영 국장] “인물정보 데이터베이스에는 가해자의 이름과 생년, 성별, 가해사건, 거주지, 소속기관과 직책 등을 담고 있고 사건정보 데이터베이스에는 해당 가해사건의 구체적 경위와 가해자 정보, 사건 발생 시기 및 장소 등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 국장은 이번에 등록된 가해자들의 소속기관을 보면 보위부와 보안성, 교화소, 검찰소, 집결소, 노동단련대 등 북한 전 지역의 여러 정보 또는 구금 기관들에서 인권범죄가 자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가해자 직위도 계호 같은 낮은 직급부터 보위원, 보안원, 나아가 집결소장이나 단련대장, 보위부장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가영 국장] “이들 중 일부는 그동안 탈북민들에 의해서 많게는 10여 차례 이상 증언된 가해자들도 포함돼 있고 직접 행한 가해 행위만 수십건에 달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들은 각자 고문과 살해, 강제낙태 등 유엔 COI가 지적한 북한에서의 반인도 범죄를 직접 행하거나 그런 행위를 지시했을 만한 위치에 있었던 근무자들입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가해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2015년에서 2019년 사이 탈북해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민 3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설문조사를 통해 인권범죄를 직접 당했거나 목격한, 그러면서도 가해자 정보를 상세하게 증언할 수 있는 대상자 30명을 선정해 심층면접 조사를 벌였습니다.

김 국장은 이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의 정보 또는 구금 기관에 소속돼 인권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된 인원이 350명 가량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을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지난 20년 가까이 축적한 2천100여명의 가해자 정보와 교차검증을 통해 가해 수준이 매우 심각하고 동시에 인적 정보가 상세하게 파악된 30명의 가해자 명단을 1차로 추린 것이라는 게 김 국장의 설명입니다.

김 국장은 “북한인권 가해자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최근 국제사회가 촉구하는 ‘책임 규명’ 필요성에 대한 부응이자 앞으로 북한인권정보센터가 본격화할 북한인권 책임 규명 작업의 신호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가영 국장] “이 프로젝트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매우 구체적인 가해자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그 인원은 30명에 불과하지만 이는 앞으로 국제사회가 실효성 있는 북한 인권 책임 규명을 이끄는데 굉장히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고 또한 가해자 조사에 있어서 어떤 점을 좀 더 유념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국장은 이와 함께 국제 인권법과 북한법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어 해당 범죄의 법 위반 사항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며, 범죄 사실을 낱낱이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 당국에 주지시킴으로써 추가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미나에 토론자로 나온 이메쉬 포카렐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 대행은 북한 당국의 비협조와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하는 문제를 놓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간 의견 불일치로 책임 규명 시도가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포카렐 소장 대행은 그러나 책임 규명을 목적으로 한 증거 수집과 보존 활동이 강화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전문성을 갖춘 시민단체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포카렐 소장 대행은 이와 함께 안보와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해결책도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북한에 대한 외교적 관여 속에서 인권 문제가 주류 의제가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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