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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독교 단체, 탈북민 증언 통한 북한 종교 박해 조명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즈 USA'가 탈북민 증언을 통해 북한의 종교 박해를 공개했다. 사진='오픈 도어즈 USA' 웹사이트 캡쳐.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즈 USA'가 탈북민 증언을 통해 북한의 종교 박해를 공개했다. 사진='오픈 도어즈 USA' 웹사이트 캡쳐.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가 탈북 기독교인의 증언을 통해 북한 정권의 종교 탄압과 열악한 수용소 내 인권 침해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개인이 신앙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이런 권리가 모두 무시되고 있다고 유엔 보고서는 지적합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녹취: 오픈 도어즈 동영상- 탈북 기독교인] “중국으로 도망을 가면서 자유를 찾았고 안전가옥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나를 돌보아 주었으며, 그들이 나를 위해 기도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붙잡히어 북송됐고 감옥에 갇혔다.”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즈 USA’가 최근 공개한 탈북 기독교인의 동영상 증언입니다.

▶ '오픈 도어즈 USA' 웹사이트 바로 가기

이 단체는 중국에서 기독교인이 된 뒤 체포돼 강제 북송된 탈북 여성이 북한 수감 시설에서 겪은 인권 침해와 기독교인들에 대한 북한 정권의 박해를 증언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북한 수감 시설에서 42호로 불린 이 탈북 여성은 북송된 뒤 심문을 받으면서 보위원들이 “중국에서 교회에 갔었는지, 성경을 갖고 있었는지, 한국인을 만났는지, 기독교인이 됐는지” 등을 자세히 취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픈 도어즈 동영상- 탈북 기독교인] “중국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나를 도와주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내가 예수님을 영접했다고 인정하는 순간 나는 죽은 목숨과 다름없다. 즉시 또는 천천히 죽을 것이다.”

이 여성은 기독교인이 아닌 척 했지만, 첫 구금 시설에서 인간이 아닌 짐승 취급을 받았으며, 간수들은 자신의 42번 번호를 부를 때마다 때리고 걷어찼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여성은 중국 내 행적에 대한 의심 때문에 독방에 갇혀 다른 수감자들을 볼 수 없었지만,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찬송하며 어려움을 견딜 수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이어 북한에서 예수를 따르는 것은 정치적 범죄로 재판 없이 사라져 정치범수용소, 즉 관리소로 이송되지만, 자신은 계속 부인해 다행히 기독교에 대해서는 유죄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재판에서 변호도 받지 못한 채 4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남편과 강제로 이혼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후 교화소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강제 노역을 해야 했고, 일상이 하나의 긴 악몽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수용소에서 죄인은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며 짐승처럼 강제 노역에 시달린다는 겁니다.

이 여성은 그러나 교화소에서 우연히 기독교인 수감자를 만나 비밀리에 주기도문으로 기도하고, 성경 구절과 사도신경을 암송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기독교인 동료는 특히 자신보다 더 용감해 다른 수감자들과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어느 날 차량 한 대가 갑자기 나타나 동료를 태우고 사라졌다고 이 여성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동료를 죽음의 수용소인 관리소로 데려간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오픈 도어즈 동영상- 탈북 기독교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마음속으로 기도하는 것뿐이다. 소리 없이 눈물로 이 감옥에서 나의 아버지를 바라옵니다. 아버지 이 죄 많은 딸을 받아주소서. 주의 산성과 요새로 나를 지키시고 나의 방패가 되소서. 주의 평안의 날개 아래 거하게 하소서.”

오픈 도어즈는 이 여성은 다행히 석방된 뒤 탈북에 성공했지만, 북한에는 여전히 신앙을 이유로 5만~7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수용소에 수감돼 있으며, 많은 이들은 생존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단체 지원으로 중국 내 안전가옥에서는 탈북 난민들에게 피신처를 제공하며 음식과 약품, 복음의 희망을 나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지원을 받은 탈북민들은 자주 북한의 집으로 돌아가 비밀 지하교회에서 식량과 복음을 나눈다며, 이렇게 매일 박해에 처한 북한 내 형제자매들을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데이비드 커리 오픈 도어즈 USA 회장은 지난해 VOA에, 북한에서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고, 국가가 신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커리 회장] “There's no room for faith. State is God… The world needs to let North Korea know that we need some transparency on how people are being…”

커리 회장은 그러면서 이런 열악한 상황을 제대로 알도록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북한 정권에 투명성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 130개국의 기독교 연합체인 세계복음연맹(WEA)도 지난 4일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에 제출한 질의서에서 “북한 정권은 기독교를 범죄로 간주하고, 기독교인들은 관리소로 추방돼 감금과 강제노동, 처형 등 끔찍한 탄압을 받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이렇게 종교 단체와 국제 인권단체들이 북한 정권의 종교 탄압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신앙의 자유권 침해와 직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1948년 유엔이 인류의 보편적 기준으로 정한 세계인권선언 18조는 “모든 사람이 사상과 양심, 종교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종교 자유 캠페인을 적극 펼치고 있는 미 헤리티지 재단의 제니비 우드 선임고문은 이 단체 홈페이지에, 종교의 자유는 회당과 교회, 이슬람 사원에서 예배를 드리는 자유 그 이상을 의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우드 선임고문] “Religious freedom is more than the “freedom to worship” at a synagogue, church, or mosque. It means people shouldn’t have to go against their core values and beliefs in order to conform to culture or government.”

종교의 자유는 사람들이 문화나 정부에 순응하기 위해서 그들의 핵심 가치와 신앙까지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겁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에서 “종교의 자유가 거의 완전히 부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북한 정부는 유년 시절부터 사상을 주입시키고, 공식 이념에 의심을 품는 모든 정치적·종교적 의견을 억압한다”고 지적했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기독교인 등 모든 신앙인이 처벌과 보복, 감시에 대한 공포 없이 독립적이고 공개적으로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한편 오픈 도어즈 USA는 오는 13일 전 세계 기독교 박해 국가들의 실태를 밝히는 연례 ‘2021 세계 기독교 감시목록’을 발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해 발표에서 북한을 19년 연속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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