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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종교자유의날…"북한 허용 종교활동은 보여주기에 불과"


샘 브라운백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대사가 지난 6월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2019 국제종교자유'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종교 탄압 실태를 언급했다.

10월 27일은 미국이 제정한 '국제 종교자유의 날'입니다. 미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종교의 자유를 강조하는 나라로 매년 북한의 종교 탄압 실태를 규탄하고 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26일, '국제 종교 자유의날'을 하루 앞두고 이를 기념하는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가 종교 자유를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위원회는 특히 대통령이 국무부를 통해 종교 자유를 탄압하는 국가들에 대해 종교자유 특별우려국(CPC) 혹은 특별감시국(SWL)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며, 지난 4월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 등을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국무부에 권고한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했습니다.

국제종교자유위가 북한을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하도록 권고한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20년 연속입니다.

‘국제 종교자유의 날’은 미 의회가 지난 1998년 국제종교자유법(IRFA)을 제정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올해로 22회 째를 맞았습니다.

미국의 ‘종교 자유 수호’ 임무 수행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 규탄을 받는 나라는 북한입니다.

지난 6월 미 국무부는 ‘2019 국제 종교자유 보고서’를 발표하며 한국의 한 비정부기구(NGO)의 발표를 인용해 “2007년부터 2018년 12월까지 북한 당국이 종교 또는 신앙의 자유를 억압한 사례가 사망 120건과 실종 90건을 포함하여 총 1천341건”이라고 보고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종교 인구가 천도교 약 1만5천 명, 개신교 1만2천 명, 불교 1만 명, 가톨릭 800명으로 집계됐으나, 2002년 이후 정확한 통계는 파악하기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의 종교 활동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지난 2018년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약 1만 3천 명의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퍼센트 미만이 종교시설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습니다.

샘 브라운백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대사는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북한의 종교 탄압 상황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종교 자유와 관련해 북한은 갈 길이 멀고, 종교 탄압에 있어서 매우 공격적이고 지독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백 대사(지난 6월)] “North Korea has a long way to go. They are so aggressive and egregious in the area of religious persecution… today, we've not seen any indication that they're willing to embrace even the most modest of religious freedom stances in nature.”

앞선 4월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며 북한은 ‘신앙’을 ‘주체 사상’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고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앙을 통해 외부 영향력이 북한으로 유입된다며 이를 위협으로 여기고, 개인적으로 종교 활동을 하다가 적발될 경우 체포와 고문, 구금을 당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구글 어스를 이용해 본 북한 신의주 노동교화소 (자료사진).
구글 어스를 이용해 본 북한 신의주 노동교화소 (자료사진).

이어 북한 노동교화소에 8만 명에서 최대 12만 명의 수용자들이 있다며,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기독교인들이 수 만 명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이 수감된 이유는 성경을 소지했다는 이유라며, 성경 소지가 ‘정치 범죄’로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에 정식적으로 등록된 독립된 교회는 없고 북한 정권이 후원하는 몇몇 종교 기관만 설립됐으며, 평양에는 다섯 개의 교회가 있지만 탈북자들은 표면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지난 9월 주교황청 미국 대사관이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북한의 종교 탄압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모든 종교 지도자들이 종교적 박해에 맞설 용기를 낼 것을 촉구하며 특히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라크, 북한, 쿠바의 기독교 형제 자매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의무가 있다는 겁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지난 9월)] “Christian leaders have an obligation to speak up for their brothers and sisters in Iraq, in North Korea, and in Cuba.”

국제 민간단체들이 바라보는 북한의 종교 억압 실태도 미 당국의 시각과 다르지 않습니다.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 ‘오픈 도어스’는 북한을 18년 연속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로 지목했고, 김정은 위원장을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자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로마 가톨릭 교황청 산하 단체 ‘고통받는 교회 돕기’ (ACN)도 북한을 중국, 이집트와 함께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으로 꼽으며 “북한은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되기에 가장 위험한 장소”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 탈북해 현재 미국에서 목회 활동을 하는 엄명희 목사는 26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 당국이 허용하는 종교 활동은 모두 보여주기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엄명희 목사] “북한은 법적으로는 종교의 자유를 준다고 하지만 북한에서는 이미 교회, 종교시설 등을 없앤지 오래고 종교 지도자들이나 종교 행위자들을 다 없앴기 때문에 드러내 놓고 종교 생활을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엄 목사는 특히 북한이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것 자체가 인권 탄압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엄명희 목사]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하는 그 자체 하나만으로도 인권이 있느냐 없느냐를 말할 수 있죠. 인권이라는 게 뭐가 있나요? 가장 기본적인 것에 대한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먹고 사는 것, 말하는 것도 있지만 종교 생활도 그 중 하나 잖아요. 그런데 종교 생활을 할 수 없는 나라와 종교에 대한 자유가 있는 나라는 비교가 안되죠.”

한편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12월 북한 등 9개 나라를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한 바 있습니다.

미 정부의 종교자유 특별우려대상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미국 무역법에 따라 통상 분야에서 제재를 받게 됩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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