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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과 경쟁 속 ‘북한 중시’...미한동맹 균열 시도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예전보다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또 중국이 한국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약화시키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에게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상당히 올라갔다고, 워싱턴의 연구기관 스팀슨 센터의 쑨 윤 중국 국장이 평가했습니다.

[윤 국장] “In light of the US-China great power competition, for China the strategic value of North Korea is significantly elevated. I would say that now China has no reason to abandon North Korea as leverage.”

윤 국장은 전미북한위원회가 30일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서 “이제는 중국이 북한을 지렛대로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너무 적다는데 대해 큰 우려를 갖고 있는데, 북한은 두 나라가 협력할 수 있는 훌륭한 사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팀슨 센터 쑨 윤 중국 국장이 30일 전미북한위원회가 주최한 '미중 전략적 경쟁과 한반도' 웨비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스팀슨 센터 쑨 윤 중국 국장이 30일 전미북한위원회가 주최한 '미중 전략적 경쟁과 한반도' 웨비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또 미-중 관계가 심각하게 손상되지 않는 한 중국은 양국간 협력할 분야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고, 북한은 언제나 가장 손쉬운 분야라고, 윤 국장은 말했습니다.

윤 국장은 다만, 북한 문제에 대한 미중 협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협력에는 두 나라가 협력할 여지가 크지만, 북한에 비핵화를 촉구하는 문제라면 두 나라 간 입장 차이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날 사회자로 나선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 정책국장은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에 협력하는 데 있어 다른 갈등 요인들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구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 “The big question with regard to US-China cooperation on North Korea is whether or not the North Korea issue can be compartmentalized from other issues in the relationship.”

한국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미중 갈등이 북한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며, 북한의 경우 이러한 갈등 상황을 반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천영우 이사장] “For North Korea the worst nightmare is a U.S. and China ganging up against North Korea to squeeze them into denuclearization.”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이 30일 전미북한위원회가 주최한 '미중 전략적 경쟁과 한반도' 웨비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이 30일 전미북한위원회가 주최한 '미중 전략적 경쟁과 한반도' 웨비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 이사장은 “북한에 있어 가장 끔찍한 악몽 같은 상황은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 북한에 비핵화를 압박하는 경우”라며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 두 나라를 이간질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지기 땨문에 북한이 훨씬 편안하고 행복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미-중 갈등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심도있게 논의됐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미-한 동맹의 균열을 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윤 국장은 이를 위해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돼 있지만, 계속해서 작은 흠집이라도 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국장] “If they can use different events to test and weaken the credibility of the alliance by sowing the seeds of doubt and discontent and by showing S Korea, Chinese benevolence and generosity in terms of economic terms then the goal of breaking the alliance will have been achieved.”

중국이 한 번의 큰 사건 보다는 여러 다른 사건들을 이용해 미한 동맹을 약화시키려 할 것이며, 한국에 대해서는 특히 경제력을 이용해 ‘자비심’과 ‘너그러움’을 보여주면서 미국과의 동맹에 대한 의심과 불만의 씨앗을 심으려 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겁니다.

천 이사장도 중국이 미한 동맹을 갈라놓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며, 특히 현재 미국과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노출하는 것은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천 이사장] “I think China will continue to pressure ROK to at least not to deploy more THAAD missile defense systems in Korea, and if possible to withdraw the system already deployed.”

특히 앞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의 한반도 추가 배치, 기존 배치된 사드의 철수, 미국의 중거리미사일 한반도 배치 등의 문제에 대해 중국이 한국을 강력하게 압박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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