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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일 공조 연쇄 회동에도 북한 이례적 침묵…전문가들 "셈법 복잡할 것"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정의용 한국 외교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5일 영국 런던에서 만나 한반도 문제 등 3국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과 한국, 일본의 외교안보 수장들의 3국 회동이 이어지면서 한-일 갈등 속에서도 대북, 대중 공조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 데 대해 셈법이 복잡함을 보여주는 반응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미국과 한국, 일본 세 나라의 안보실장이 미국에서 회동을 가졌습니다.

이달 들어선 지난 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7개국, G7 외교.개발 장관 회의를 계기로 세 나라 외교장관 회담이 있었고 지난 12일엔 일본 도쿄에서 3국 정보기관장 회의를 개최해 상호 협력을 도모했습니다.

또 미-한 양국은 지난 12~13일 이틀 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한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통해 “미-한-일 3자 안보협력에 대한 지속적인 공약을 확인했다”며 “협력 증진을 위해 근시일 내에 3자 국방장관 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달 4~5일 이틀 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 이른바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3국 국방장관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와 함께 일본 ‘교도통신’은 15일, 다음달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초청된 영국 G7 회의에서 미-한-일 세 나라가 별도의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이 협의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일 관계가 역사 문제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미국의 중재 노력으로 세 나라 간 공조 복원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지난 1월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훼손된 동맹관계를 복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 문제 대응과 중국 견제 등 외교안보 현안을 비롯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국제사회 공동 대응 사안에 대해 협력을 공고히 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한-일 공조는 전통적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안보 협력의 틀이었고 바이든 행정부 들어선 이와 더불어 대중 견제를 위한 동북아의 핵심 안보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동맹 복원 노력이 연이은 고위급 차원의 3자 회동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반응이 이례적이라면서도 북한의 셈법이 복잡한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한-일 안보협력 강화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효용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당연히 반발할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또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미-한-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적 대립 구도가 북한에게 반드시 유리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한-미-일이 만약 공조를 제대로 하면 북-중-러처럼 서로간의 대립전선이 형성이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선 자신들이 그런 대립전선을 만들어가야 하는 부담이 될 수 있는 거죠. 더불어서 한-미-일 협력 강화는 중국 입장에서도 압박을 느끼겠죠. 그것을 통해서 중국이 좀 더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를 북한한테 요구하거나 요청하는 그런 수단도 될 수 있다고 판단이 돼요.”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비록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됐다며 ‘조정된, 실용적 접근’을 천명한 상황에서 북한도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는 오는 21일 미-한 정상회담에서 미-북 협상 재개를 위한 정책 조율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임기 말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가 답보상태에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 일본과의 삼각 공조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에 맞게 일본과 관계 개선에 나서는 대신 미측의 보다 적극적인 대북 협상을 주문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입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은 북한 이외에도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소극적 자세를 견지해왔는데 북한 문제에 있어서 미국의 양보가 있다면 한-미-일 안보협력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행보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는 전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한국이 설사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성을 보이더라도 일본이 이를 받아들일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대응 문제 등으로 스가 내각에 대한 일본 국민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게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기 어려운 국내정치적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일본이 세 나라 가운데 가장 강경한 대북접근법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안보 차원의 3국 협력 강화와는 별개로 대북 협상을 모색하는 현 단계에서 일본의 입장이 관철되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입니다.

[녹취: 홍민 박사] “일본이 상당히 북한을 압박해서 굴복시키고 핵 미사일을 포기시키겠다 그리고 납북자

문제 등 북-일간 사안에 대해선 공세적으로 나가겠다 이 태도를 계속 견지하고 있는데 이런 입장이 지금 북-미가 또는 한-미가 또는 남북이 취하고 있는, 핵 문제를 풀기 위한 여러 협상구도라든가 여기에 그다지 도움이 되는 구도는 아니거든요.”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대체로 한-일 관계가 단기간에 나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는 역사 문제와 안보 문제를 별개로 다루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투트랙 전략’은 현실적인 접근법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김한권 교수] “지금 일본의 국내정치적 상황은 투트랙을 받아들이기에 문제점이 있지만 과연 미국이 어떤 중재를 하느냐에 따라서 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홍민 박사는 오는 미-한 정상회담에서 미-한-일 협력에 대한 논의가 있겠지만 공동성명과 같은 공식 문건에 이 부분이 강조될 것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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