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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2017년 대북 군사옵션 논의”…전직 관리 등 북 관련 비화 공개 이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0월 백악관에서 군 고위 지휘관 회의를 주재했다. 왼쪽은 짐 매티스 국방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0월 백악관에서 군 고위 지휘관 회의를 주재했다. 왼쪽은 짐 매티스 국방장관.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을 논의했다는 주장이 최근 출간된 서적을 통해 제기됐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전략 등 외부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백악관 내 전략이나 비화들이 전직 당국자와 언론인들의 회고록을 통해 공개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 핵 위기가 최고조로 치닫던 2017년 미국 정부가 실제로 군사 옵션을 고려했을까.

미국 ‘CNN’ 방송의 짐 슈토 기자는 10일 출간한 서적 ‘미치광이 이론: 트럼프가 세계와 맞붙다’에서 이 같은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합니다.

언론 등을 통해 일부 공개된 슈토 기자의 책 내용에 따르면, 미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을 두고 사적인 논의를 했으며, 행정부 관리들은 전면전으로 가지는 않으면서도 북한 도발에 비용을 부과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군사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2017년 6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20여 발의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등 도발의 수위를 높였는데, 이에 대한 대응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공격 여부를 논의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당시 트럼프 행정부 안팎에선 북한의 주요 시설만을 제한적으로 타격한다는 의미의 ‘코피 전략’이 공공연하게 거론됐습니다.

다만 슈토 기자는 이 같은 군사 전략을 현실적으로 보는 군 관계자는 없었다며, 이는 북한이 미국의 공격을 전쟁으로 가는 첫 공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과 한국의 인명 피해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군사 옵션’과 관련한 발언을 듣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한 수사를 넘어 실제 행정부 내 논의를 통해 군사적 카드를 고려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화염과 분노’ 발언이 대표적입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North Korea best not make any more threats to the United States. They will be met with fire and fury...”

북한은 더 이상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며, 북한은 세계가 지금까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이 발언이 나오기 며칠 전, 북한은 중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해 미국령 ‘괌’을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약 3개월 후인 2017년 4월에는 북한을 겨냥해, “매우 강력한 함대를 (한반도 인근으로) 보내고 있다”면서 “우리에겐 매우 강한, 항공모함보다 더 강한 잠수함들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경고에 대한 배경은 트럼프 행정부 출신 고위 관리의 책에서도 일부 엿볼 수 있습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해 출간한 자신의 저서 ‘외람된 말이지만’에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 미국이 ‘미치광이 전략’(madman theory)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으며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게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유엔에서 대북 최대 압박전략을 펼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트럼프 행정부 내 대북 전략은 최근 출간된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서도 여러 차례 드러납니다.

내용이 어디까지 사실인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볼튼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실제 보고 들은 내용을 기록하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이 회고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당시 ‘미-한 연합훈련에 대해 축소 또는 전면 중단을 희망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요구’를 선뜻 받아들였다거나,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행동 대 행동’ 접근법을 따르기로 했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등의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담아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처럼 행정부 인사들과 백악관 담당 취재기자들이 트럼프 행정부 내 비화들을 책으로 펴내는 경우가 최근 잦아지고 있습니다.

짐 매티스 전 국방장관과 백악관의 새라 샌더스 전 대변인과 션 스파이서 전 대변인 등이 회고록을 출간했으며, 언론인인 마이클 울프는 '화염과 분노’라는 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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