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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코로나 빌미로 내부 통제 강화...외부 정보 파급력 높다는 반증"


지난딜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8차대회 결정을 관철하기 위한 군민연합대회가 열렸다.

북한이 한국 영상물 시청 등 반사회주의 행위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을 법제화했습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차단을 빌미로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외부 정보의 파급력이 높다는 반증이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전원회의에서 외부 문화를 접하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담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채택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한국 영상물 유포자는 사형,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에 처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코로나 시대’… 통제 강화 일관적 경향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16일 VOA에 이번 조치는 ‘코로나 시대’ 북한의 정책 방향과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상적, 정치적 통제를 강화하고 외부 세계와 관련된 모든 것을 공격하는 데 전염병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f you look at the 80-day mobilization period and the preparation for the party Congress, the idea of quarantining just kind of took over it became a slogan. It became politicized. I think the leadership is using this as a tool to try to reassert control in the economy and also to assert control over the thought of its citizens.”

스나이더 국장은 북한 관영매체들의 코로나 관련 내용을 분석한 결과, 초반에는 북한 당국이 공중 보건의 문제로 다룬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 80일 전투, 당 대회 준비 기간부터 코로나 차단이 구호가 되고 정치화됐다며, 북한 지도부가 코로나를 경제와 주민 사상에 대한 통제를 되찾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스나이더 국장은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사상사업 강화를 강조했으며, 이 같은 기조는 1월에 열린 8차 노동당 대회, 2월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로 이어졌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외부 문물을 ‘악성종양’이라고 지적하며, 중앙부터 도.시.군에 이르는 연합지휘부를 조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2일 조선중앙방송 보도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녹취:조선중앙방송] “우리 혁명은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현상과의 투쟁을 그 어느 때보다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하시면서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위협하고 일심단결을 저해하는 악성종양을 단호하게 수술해 버릴 혁명적 의지와 결심을 천명하시었습니다.”

영국에서 탈북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박지현 징검다리 대표는 북한 당국이 최근 사상 통제는 물론, 시장활동을 통제하고 특히 돈주들을 단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박지현 대표] “돈주 같은 사람들 있잖아요. 이 사람들한테 정부에 충성자금 바칠 데 대한 것이 내려가고요. 만일 안 하는 경우에는 사법기관들 통해서 이 사람들 단속에 들어갔거든요. 하나 예로 평양에서 개인 장사를 하던 사람이 65만 달러를 북한 정부에 기부를 했어요.”

사상 통제 강화… “정보전 실패 따른 절박한 조치”

북한이 최근 사상 통제를 강화하고 나선 것은 외부 정보의 파급력이 높다는 반증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북한 정부가 외부 정보 유입에 맞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추가적인 사법적 처벌 조치를 채택했다”며 “북한이 외부 세계와의 정보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스칼라튜 사무총장] “The North Korean regime is losing the battle. Especially under this COVID lockdown and the draconian restrictions that they have put in place, the information campaign coming in from the outside world is even more effective. They know they’re losing this battle, thus the desperation, thus the new legislation.”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당국이 코로나 봉쇄와 관련된 엄격한 제한 조치들을 도입한 가운데 외부 세계의 정보 캠페인은 더욱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북한은 이 정보전에서 지고 있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기에 절박하게 새로운 법안을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국제 시민 사회 단체들과 정부들이 전개하고 있는 정보 유입 활동이 북한의 ‘방화벽’을 뚫고 들어가 주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북한 정부는 외부 정보를 가장 두려워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적 처벌 근거 마련”... “주민들 통제할 수 없어”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였던 아버지와 함께 탈북한 이현승씨는 한국과 미국의 문화를 배척하는 움직임은 과거부터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번에 사법적 조치를 강구하게 된 것은 외부 정보가 많이 유입 돼 통제가 힘든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이현승] “대북 정보 유입은 북한 사람들에게는 단비처럼 쭉쭉 흡수가 되거든요. 북한에서 선전물만 보다가 대북 전단과 라디오 방송을 통해 들으면, 완전 새로운 소식이거든요. 그런 소식을 듣고 정보를 보면서 북한 정권에 대한 의심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 사람들이 깨어날 때는 정권이 주장하는 ‘우리식 사회주의’라던지 ‘지상낙원’을 믿지 않게 되거든요.”

2014년 탈북해 미국에 정착한 김마태 씨는 북한 당국의 외부 정보 단속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김마태] “북한 정권이 저렇게 계속 나갈수록 완전히 막히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통제가 일시적이지. 사람들이 호기심이라는 것이 말입니다. 한 쪽에서는 계속 남한 문화 주입시키려 하고, 그러면 열성자들이 있을 거란 말입니다. 몰래몰래라도.”

박지현 대표도 북한 주민들이 90년대 고난의 행군을 지나면서 정권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며, 사상 통제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박지현 대표] “2021년이잖아요. 이 사이 사람들이 많이 바뀌었어요. 90년대까지 우리는 정부가 진짜 우리를 먹여 살리는 줄 알고 정부 말을 믿고 바라보면서 사람들이 앉은 자리에서 굶어 죽었다면, 그 일이 있은 다음부터 사람들은 정부가 자기들을 절대 살릴 수 없다는 것을 느꼈잖아요. 옛날처럼 효과를 못 본다고 봐요. 사람들을 통제하면 오히려 불만이 더 커질 것이고 역효과가 날 거에요.”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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