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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 상하원, "방위비 협상 지연 우려" 행정부에 서한


미국 민주당 잭 리드 상원의원(왼쪽)과 밥 메넨데즈 상원의원. 사진 제공: 잭 리드 상원의원실.
미국 민주당 잭 리드 상원의원(왼쪽)과 밥 메넨데즈 상원의원. 사진 제공: 잭 리드 상원의원실.

미국 상하원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관장하는 민주당 대표 의원들이 미-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는 서한을 트럼프 행정부에 보냈습니다. 공화당 대표 의원들은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와 군사위원회의 민주당 대표 의원들은 15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해 미국이 입장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한에는 상원 외교위 간사인 밥 메넨데즈 의원과 군사위 간사인 잭 리드 의원, 하원 외교위원장인 엘리엇 엥겔 의원과 애덤 스미스 군사위원장이 공동서명했습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새로운 SMA에 대해 공정하고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에 곧 도달할 수 없다면, 지속적인 마찰로 인해 동맹 자체의 적절한 기능이 서서히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북 핵 프로그램이 계속 진전되고,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역량도 향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새 SMA 체결이 계속 지연될 경우 “준비태세에 문제가 생기고, 미국의 안보이익뿐 아니라 미군들의 생명에 대한 위험도 점차 증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한 승자는 미국의 적국들이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행정부의 공감을 기대하는 심각한 우려”라는 겁니다.

의원들은 “한국이 추가적인 책임을 질 수 있으며 굳건한 동맹 유지를 위해 증가된 분담을 충족시킬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미-한 양국은 한국이 획득하고 지원해야 하는 역량과 군사 플랫폼을 다루기 위한 공유된 접근법 개발을 위해 미국과 몇 년 간 협력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한국이 미국에 한 제안이 거절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의원들은 “한국이 최근 협상 교착을 해소하고 합의를 이루기 위해 미국에 상당한 제안을 했지만 백악관은 이 제안뿐 아니라 기금 소멸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제안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지난 10일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 대비 최소 13% 증액을 제안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절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미-한 분담금 협정 체결이 지연되면서 주한미군 소속 한국인 근로자 수 천 명이 지난 1일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갔습니다.

의원들은 서한을 통해 행정부의 향후 계획과 현황 평가를 의회에 보고할 것을 거듭 요청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계속되는 협상 교착으로 인해 증가된 위험에 대한 평가와 완화 계획”, “지속적인 완화 노력에서 비롯되는 파급효과”, 그리고 “문제 해결과 새 SMA 체결을 위한 계획”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 보고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속되는 협상 교착 상태는 미-한 관계와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존재를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상하원 외교위와 군사위 민주당 대표들이 미-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 재고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앞서 엥겔 위원장과 스미스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초 한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가 과도하다며 우려를 표명하는 공동서한을 폼페오 장관과 에스퍼 장관에게 각각 보냈습니다.

이어 메넨데즈 의원과 리드 의원은 지난 1월 말 폼페오 장관과 에스퍼 장관에게 협상 장기화를 우려하며 미국의 입장 재고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서한을 보냈습니다.

반면, 공화당 중진 의원들은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상원 외교위원장인 제임스 리시 의원과 군사위원장인 제임스 인호프 의원, 하원 외교위 간사인 마이클 맥카울 의원과 군사위 간사인 맥 숀베리 의원은 관련 서한들에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간 지난 1일,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리시 위원장은 그동안 VOA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하는 건 행정부라며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꺼려왔습니다.

인호프 위원장은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때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인호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VOA에, “미국은 한국은 물론 그런 나라(동맹국)들에 많은 서비스와 도움을 주고 있고 경제적 기여도도 크다”며, “그들이 더 많은 분담을 하길 기대하며, 한국

측 분담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인호프 위원장실 관계자는 지난 1월 방위비 협상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국방수권법에 명시된 대로 "공동의 이익과 상호 존중에 기초한 이전 협상과 일치하는 정신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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