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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위반 전력 북한 선박들, 중국 광물항 입항


북한 선박 고산 호가 중국 룽커우의 광물취급 항구에 정박해 있다. 사진 제공: MarineTraffic.
북한 선박 고산 호가 중국 룽커우의 광물취급 항구에 정박해 있다. 사진 제공: MarineTraffic.

과거 유엔과 미국 정부로부터 불법 석탄 운반에 동원됐다는 지적을 받았던 북한 선박들의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모두 중국의 광물 취급 항구에 입항했는데, 제재 위반 여부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제의 북한 선박들이 발견된 곳은 중국의 항구들입니다.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이 가운데 ‘고산’ 호는 지난 26일 중국 산둥성의 룽커우 항에 입항해 28일 현재까지 정박 중입니다.

위성사진을 통해 고산 호의 정박 지점을 살펴보면, 해당 지점은 주로 석탄 등 광물을 취급하는 항구라는 사실이 확인됩니다.

또 일일단위의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를 통해서도 고산 호를 포착할 수 있었는데, 화질이 낮아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긴 어렵지만 선박의 정박 지점이 다른 곳보다 어두운 색상으로 덮여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정확히 고산 호가 어떤 목적으로 광물 취급 항구에 정박했는지 알 순 없지만, 석탄 등 광물을 운반한 것이라면 제재 위반입니다.

고산 호는 유엔 안보리가 2016년 3월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선박으로, 당시엔 몽골 선적의 ‘던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운용됐습니다.

그러나 2016년 12월 유엔 안보리는 이 선박이 북한의 ‘원양해운관리회사(OMM)’와 연관성이 없다며 돌연 제재를 해제했고, 얼마 후 이 선박은 고산 호로 이름을 바꿔 나타났습니다.

당시 미 재무부는 유엔 안보리와 달리 던라이트 호를 제재 명단에서 지우지 않았습니다. 또 지난해 3월 북한을 겨냥한 대북제재 주의보에선 고산 호를 북한의 불법 석탄 수출에 동원됐다고 믿어지는 선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항구에서 발견된 또 다른 북한 선박은 ‘가림천’ 호와 ‘태양’ 호 입니다.

가림천 호는 지난해 8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로부터 석탄을 불법 하역하는 모습이 공개됐던 선박으로, 당시 전문가패널은 가림천 호의 ‘제재 지정’을 권고했었습니다.

또 재무부의 주의보에도 가림천 호와 태양 호는 북한의 석탄 운반에 동원됐을 가능성이 있는 선박으로 지목됐었습니다.

가림천 호는 현재 중국 다롄 항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태양 호도 26일까지 같은 항구에 머물다 현재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독자 제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문제의 선박들에 대해 입항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적습니다.

그러나 이들 선박들과 거래를 하는 항구 시설과 업체 등은 이론상으론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 대상입니다.

재무부는 대북제재 주의보를 통해 “(북한과 거래하는) 보험회사와 선박등록기관, 선적 회사, 금융 기관, 선박 관련 거래에 관여한 기타 회사들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최근 북한이 선박을 이용한 제재 위반에 나선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 ‘CBS’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조만간 공개를 앞둔 연례보고서에 북한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370만t의 석탄을 수출했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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