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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전 미 국방장관 “북 핵 해결 기회 놓쳐...비핵화 달성 의문”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과거 자신이 추진했던 `단계적 협상안’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기 때문에 기회를 놓쳤다는 주장입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은 12일 스탠포드대학이 주최한 화상세미나에서 현재의 미-북 협상 교착 상태에서 자신이 20여 년 전 제시한 단계적 접근방식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믿는지 묻는 VOA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습니다.

[녹취: 페리 전 국방장관] “But the question is ‘Could it be used today?’ and the answer is No. Well, the goal we had then and the negotiating objectives we had then was to get North Korea to agree not to build a nuclear arsenal. Now they've built one."

“북핵 보유 이후 단계적 접근방식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

“더 어려워진 달성 목표...비핵화 실현 가능성에 의문"

페리 전 장관은 20여 년 전 미국의 협상 목표는 북한이 핵 개발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지만, 핵을 이미 보유한 지금은 적용할 수 없는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누가 협상을 하든 북한이 이미 보유한 핵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은 과거 보다 더 어려운 목표라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솔직히 의문이 들고, 이미 기회를 놓쳤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페리 전 국방장관] “And now anybody who is negotiating them have a much different and much harder objective to get them to give up a nuclear arsenal they already have…I'm not sure if we're even possible. We’ve lost that opportunity”

페리 전 장관은 지난 1999년과 2000년 페리 프로세스에 따라 북한이 핵 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이뤄냈지만, 조지 부시 정권으로 바뀌면서 더 나은 방안이 있다는 이유로 폐기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페리 전 국방장관] “You had the so called Perry Process in 1999, 2000. We had an agreement with the North Koreans by which they would have agreed not to build a nuclear arsenal. And for reasons I won't go into in details, when the administration changed over the Bush administration, they simply dropped that idea on the theory they had a better approach to North.”

하지만 부시 행정부가 더 낫다고 주장한 집근방식은 북한의 핵 보유를 야기했고, 결과적으로 좋은 방식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는 겁니다.

[녹취: 페리 전 국방장관] “ But their 'better approach' ended up in the North having a nuclear arsenal so it couldn't have been that good. We'll never know whether the approach we had would have succeeded... So that was what we were trying to do.”

페리 전 장관은 `페리 프로세스’에 따른 접근방식을 지속했을 경우 성공했을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당시 민주당 정권은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페리프로세스, 20여년 전 비핵화 단계적 접근법 제시

경제적 보상, 미북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골자

페리 프로세스란 1998년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하자, 이듬해 미국이 페리 전 국방장관을 대북조정관으로 임명해 대북정책을 재검토한 끝에 명문화한 단계적 북 핵 협상 방안을 말합니다.

이 접근방식은 북한이 미사일과 핵 개발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3단계에 걸쳐 경제적 보상과 미-북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에 나서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한편, 페리 전 장관은 이날 미국 대통령의 핵 공격 권한이 방대한 것을 문제 삼으며, 앞으로 의회와 핵단추 권한을 양분하는 형식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또 조기경보 오작동으로 인해 미국 대통령이 핵단추를 누를 뻔한 사례가 자신이 아는 것만 6차례에 이른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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