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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 의원들 "대통령 핵 공격 단독 개시 권한 포기해야"...공화 일각 '안보 약화' 우려


지난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군사보좌관이 '뉴클리어 풋볼'로 불리는 핵가방을 들고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뒤따라 머린원 전용헬기에 타고 있다.

미국 민주당 의원 30여 명이 최근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대통령이 핵 공격을 단독으로 개시할 수 있는 권한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부통령과 하원의장 등 다른 사람들의 동의 같은 추가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인데요, 이에 대해 공화당 일각에서는 안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민주당의 지미 파네타 하원의원과 테드 리우 하원의원이 지난 22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핵무력의 지휘 통제 체제를 수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 서한에는 29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서명했습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현재 대통령만 핵무기를 사용할 권한을 갖고 있다며, 한 사람에게만 이러한 권한이 부여된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임 대통령 중 다른 나라에 대한 핵 공격을 위협하거나 참모들이 대통령의 판단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경우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의원들은 서한에 붙인 각주에서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북한에 대해 핵 공격을 위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 트위터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방금 ‘핵단추가 항상 책상 위에 있다’고 했는데 나는 그가 가진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는 사실을, 이 식량에 굶주리고 고갈된 정권의 누군가가 그에게 제발 좀 알려주겠느냐”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내 버튼은 작동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핵단추를 언급한 데 따른 것입니다.

[녹취: 김정은 위원장]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합니다.”

지미 파네타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지미 파네타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핵 공격 개시 전 핵심참모와 의회의 추가 동의 구해야”

민주당 의원들은 서한에서 대통령 단독 핵공격 개시 권한에 대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핵공격 개시 명령에 대해 부통령과 하원의장의 동의 절차를 거치는 것, 공격 명령에 대해 국방장관, 법무장관, 합참의장, 국무장관의 동의를 받는 것, 선제 공격일 경우 의회의 전쟁 선언을 먼저 구하고 의회 특별 위원회 일부의 동의를 거치는 것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서한을 작성한 파네타 의원은 25일 VOA 뉴스센터에 보낸 성명에서 “동료들과 나는 미국의 핵 지휘통제 체제에 대한 솔직한 검토와 더 안전한 핵공격 개시 권한을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을 촉구한다. 이는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증진하고 강화하는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파네타 의원 성명] “My colleagues and I are requesting a straightforward review of our nation’s nuclear command-and-control structure to determine how we can have a safer nuclear weapons launch authority, not to jeopardize, but to enhance and bolster our national security.”

공화당 일각, 국가 안보 약화 우려 제기

하원 군사위원회의 리즈 체이니, 마이크 로저스, 마이클 터너 등 공화당 의원들은 24일 성명을 내고 민주당 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이 보낸 서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들은 “미국 대통령이 핵 억지력의 지휘와 통제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을 가져야 한다”며, “ 핵 지휘통제 절차의 개편을 암시하는 민주당의 위험한 움직임은 미국은 물론 동맹의 안보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그러한 일방적인 제한을 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26일 VOA에 대통령의 핵공격 개시 권한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은 미국 방어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의 핵공격 개시라는 ‘선언적 정책’(declaratory policy)’의 효과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This is really the essence of defense, meaning that if there is an attack or an imminent attack, we can use nuclear weapons to defend ourselves. Our adversaries, if Kim Jong Un does not believe we will do that, or we will be restrained by certain political factions then he can perceive that he might have an advantage in using nuclear weapons and in fact conducting a first strike…”

미국에 공격이 가해지거나 임박할 때 미국이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선언적 정책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미국이 핵 사용에 일부 정치 세력의 저지가 있을 것이라고 김정은 등 적들이 판단하면, 그들은 핵무기 사용에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선제 공격까지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대통령에게 단독으로 국방의 권한을 맡기는 것 외에 어떤 다른 나은 방법이 있을 지 모르겠다고 반문했습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안킷 판다 핵정책 담당 선임연구원은 VOA 뉴스센터에 대통령에게 단독으로 핵공격 능력을 일임하는 것은 냉전시대에 맞는 방식이었다며,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판다 연구원] “In the post-Cold War environment- and in particular, after President Trump- sole authority is seen as a liability. First-strike concerns are less acute. Command-and-control is robust and still modernizing. So, the U.S. can and should explore alternative postures”

판다 연구원은 “냉전 이후 특히 트럼프 대통령 이후 대통령 혼자 핵공격을 개시하는 권한은 ‘책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냉전 때보다 선제공격의 우려가 덜하고 지휘통제가 강력하며 현대화하고 있기에 미국은 대안적 태세를 탐색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핵가방’으로 공격 개시 명령 전달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맥스웰 연구원은 ‘핵가방’은 단추가 있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 통신수단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t’s basically a communications device that allows secure communications from the President to the nuclear launch system and to the strategic command. It is what ensures that only a decision to launch can be made by the President and it transmits that decision electronically.”

대통령이 전략사령부의 핵 발사 체계로 공격 명령을 내릴 수 있는 통신 장비라는 것입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대통령 만이 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장치가 고안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뉴클리어 풋볼’이라고 불리는 핵가방은 무게가 20kg으로, 서류가방처럼 생긴 가방 안에 핵공격 방안들과 행동지침이 담긴 문서들과 통신장치 등이 담겨있습니다.

군사보좌관이 항상 대통령 곁을 밀착 수행하며 들고 다니는 이 핵가방은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쿠바 미사일 위기로 소련과 대치한 이후 도입됐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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