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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주재… 파격인사, 사상통제 강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했다며, 관영매체들이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했다며, 관영매체들이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군에 대한 파격적인 승진 인사를 단행하면서 군 간부들에 대한 사상통제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활용해 군 기강을 다잡으면서 경제난으로 인한 체제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1차 확대회의가 24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의를 지도했다”고 25일 보도했습니다.

회의에선 군 간부의 정치적 도덕적 결함을 지적하며 규율을 확립하는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군대 안에 혁명적인 도덕 규율을 확립하는 것은 단순한 실무적 문제가 아니라 인민군대의 존망과 군 건설과 군사활동의 성패와 관련되는 운명적인 문제”라며 “새 세대 인민군 지휘 성원의 정치의식과 도덕 관점을 바로 세우기 위한 교양사업과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경제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체제 위기감도 커지면서 군의 기강을 다잡겠다는 의도라는 관측입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지난달 초 8차 당 대회 이후 북한은 대외 메시지는 거의 내놓지 않으면서 내부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8차 당 대회를 했고 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서 다시 한번 다잡고 그 다음엔 당연히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로 넘어가는 그건 수순이고요. 그것을 통해서 내부 기강을 다잡고 내부를 다지면서 앞으로 진행될 국면 특히 미국과의 관계에 대비하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고 있다, 그렇게 판단이 되네요.”

이번 회의에선 군 주요 지휘관들에 대한 파격적인 인사도 단행됐습니다.

해군사령관에 김성길, 항공과 반항공군사령관에 김충일을 임명했고 이들에게 별 2개인 해군 중장, 항공군 중장 칭호를 각각 수여했습니다.

전임자인 김명식 해군사령관과 김광혁 공군사령관 계급이 별 4개인 대장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세대교체 기조가 분명하게 드러난 인사입니다.

이와 함께 주동철과 고원남, 김영문, 김충성, 장순모 등 5명이 중장, 리명호 등 27명이 소장 칭호를 받는 등 다수의 승진 인사가 이뤄진 것도 세대교체 일환이라는 분석입니다.

또 김정관 국방상과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은 차수로 승진했습니다.

이로써 지난해 원수 칭호를 받은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과 함께 군 수뇌 4인방이 모두 차수 이상 계급장을 달게 됐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보도 등으로 공식 확인된 차수는 현재까지 5명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두 사람에게 이번에 차수 칭호를 부여하면서 총 7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집권 초 `선군정치' 시절 비대해졌던 군의 힘빼기에 주력했던 김 위원장이 체제 위기 요인들이 연달아 터졌던 지난해부터 다시 군에 힘을 실어주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최근 대북 제재 장기화, 코로나, 수해 위기 요인이 겹치면서 결국 수해복구나 대규모 건설공사에서 군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군에 대한 중시 경향이 나타나고 있거든요. 그렇게 보면 대규모 인사를 통한 승진, 체제결속을 위한 군 역할의 당부 이런 것들은 향후에도 김정은 위원장 위기가 심화될수록 군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될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케 하고요.”

조 박사는 이와 함께 8차 당 대회를 통해 권력서열이 급상승한 조용원 당 조직비서 겸 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등장과 함께 군 내 세대교체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세대교체와 함께 조용원의 등장으로 파격적인 인사가 지금 있는 거거든요. 그렇게 보면 비상 상황에서 조용원이라는 그림자 실세가 실세로 등장을 했고 여기에 따른 후속인사 조치일 개연성이 있다, 결국 이것은 김정은 친정체제의 강화로 볼 수 있죠.”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체제 안정을 당면 현안으로 인식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서 군에 당근을 부여하고 다른 한편으론 사상통제나 체제 충성 강요라는 채찍을 함께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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