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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년 1월 당대회 이어 최고인민회의…'선제적 대미 메시지' 나오나


지난달 12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8차 당대회 축하 집회가 열렸다.

내년 1월 8차 노동당 대회를 예고했던 북한이 같은 달 하순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차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굵직한 정치 행사를 연이어 열어 대미 협상의 주도권을 노린 메시지를 선제적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룡해 상임위원장 주재로 열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1월 하순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5일 보도했습니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상 최고 주권 기관으로, 통상 연 1회 개최하는데 4월쯤 정기회의를 열어 헌법과 법률 개정, 주요 국가기구 인사, 예산안 승인 등 기능을 수행합니다.

북한이 최고 인민회의를 1월에 소집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내년 초 8차 노동당 대회를 예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당 대회에서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대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관련 법령 정비 등의 후속작업을 벌이는 수순이라는 분석입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그러나 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가 조 바이든 미국 새 행정부 출범일인 내년 1월 20일에 즈음해 연이어 열리기 때문에 이 행사들이 미국을 겨냥해 메시지를 발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내심 바랐지만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내년 초 대미 메시지의 수위 조절에 고민이 커졌을 것이라며 연이어 굵직한 정치 행사들을 예고하면서 미 차기 행정부의 주목을 끌고 조기에 대북 메시지를 보낼 것을 미국에 재촉하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형석 전 차관] “미국은 6월까지 기다리라는 것이지만 우리는 시간이 없다, 마이웨이로 가는 것이니까 북한판 마이웨이가 미국이 원하는 쪽으로 가게 하려면 미국이 뭔가 빨리 메시지를 보여라 라는 그런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북한이 내년 1월 한 달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와 당대회, 최고인민회의까지 자신들의 새 노선을 구체화하는 일정들을 집중 시켜 미국에 대한 조기 승부수를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더 확고히 하는 법적 조치나 핵 군축 회담 요구를 공식화하는 등의 보다 분명한 노선을 밝히면서 바이든 새 행정부와의 협상 주도권을 잡으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지금 북한이 워낙 상황이 안 좋으니까 조기에 승부를 거는 거죠. 1월 달 행사들을 통해서 자신들의 입장을 명확하게 하고 미국이 그 입장을 따라 와라, 만약에 안 하면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전체적으로 말씀드린 대로 주도권을 끌어가면서 시간표를 많이 당겼어요. 원래는 (미국) 새 행정부 들어서서 6개월, 내년 1년까지도 북한이 좀 버티지 않을까 했는데 그럴만한 여력이 없다는 게 계속 보이거든요.”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도 최고인민회의 1월 소집은 대미 메시지를 노린 시점 선택으로 보인다며 다만 바이든 새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압박 메시지가 나오더라도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방식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홍 실장은 북한이 당 대회나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전략무기 개발 의지를 거듭 천명하는 정도의 낮은 수위의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자국의 경제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바이든 새 행정부에 유화적인 인상을 심어주려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실장] “간접적으로 자신들이 군사 이외에 상당 부분 경제적 발전 목표를 지향하는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는 측면 그리고 또 한편에선 대외 메시지 차원에서도 상당히 온건하고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는, 그래서 바이든 정부가 초기부터 지나치게 북한을 강경하게 밀어붙이지 않도록 하는 선제적인 메시지 효과를 상당히 노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새로운 대미 협상 라인을 구축할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실무협상을 중시하는 외교 전문가이기 때문에 북한도 이에 대비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중심으로 한 새 대미 협상팀을 꾸릴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황일도 교수는 리선권 외무상은 대남통으로 바이든 새 행정부와의 협상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며 1990년대 중반 제네바 협상 당시부터 대미협상의 주축이었던 이른바 ‘핵 상무조’ 라인들이 전면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황일도 교수] “최선희 제1부상이 지금으로선 이 라인을 대표하는 인물이니까 최 제1부상을 중심으로 아무래도 그런 실무협상팀에게 힘이 주어지는 구조로 개편될 확률이 충분히 있다 그런 의미에서 좀 과감하게 점쳐보자면 최선희 제1부상이 외무상이 될 확률도 배제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홍민 실장은 내년이 김 위원장의 집권 10년 차이기 때문에 1월 최고인민회의는 김 위원장의 통치 2기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기구 개편과 함께 핵심 현안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책 등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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