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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외선전매체, 바이든 당선 석 달만에 첫 언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전 워싱턴 조지타운의 성삼위 가톨릭교회 미사에 참석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지 약 석 달만에 처음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대내외 관영매체들은 여전히 바이든 대통령 당선을 일절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은 지난 23일 한국 측 인터넷언론인 ‘자주시보’를 인용해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사건을 소개하면서 “미 의회는 이날 끝내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선포하지 못하고 다음날이 되어서야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확정 지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지난해 11월 미 대선 이후 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 사실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1월 7일 승리를 선언했고, 대선 경쟁자였던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패배 불복 속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늦게나마 같은 달 25일 당선을 축하했지만 북한은 침묵을 지켜왔습니다.

북한은 대선 석 달 뒤인 지난 20일 취임식까지 치룬 이후에야 바이든 당선을 전하기는 했지만, 그나마도 한국 매체를 인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북한의 대외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나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관영매체인 ‘평양방송’,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등은 25일 현재까지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에서 바이든으로 바뀐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미 대선 결과를 즉시는 아니어도 한 달 내에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해왔습니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당시엔 대선 결과가 나온 이튿날인 11월 10일 ‘노동신문’에서 트럼프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채 “새 행정부”라고 지칭했습니다.

이어 같은 달 19일 박근혜 당시 한국 대통령이 트럼프에 축전을 보낸 것을 비난하면서 이름을 처음 거론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됐던 2008년에는 ‘조선중앙방송’이 이틀만에 당선 소식을 알렸고 2012년 재선 당시에도 ‘노동신문’ 등이 사흘 만에 논평 없이 재선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미-북 정상회담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낙선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데 여전히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김정은 위원장으로선 이번 당 대회 총화보고에서 조-미 수뇌회담을 세계사적 특대사변이라고 자랑을 했거든요. 그 다음에 트럼프와의 관계가 김정은의 대내외적 위상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게 사실이거든요.”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전문가는 트럼프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사실이 알려지면 주민들 사이에서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가 한낱 물거품이 됐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는 데 대한 북한 당국의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내심 바랐을 북한이 대선 불복 상황이 이어지면서 바이든 당선 보도를 지연시킨 측면도 있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까지 한 상황이라서 대외선전매체를 시작으로 조금씩 관련 반응들을 내보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아직 대북정책의 윤곽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도 북한이 이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라는 관측입니다.

조한범 박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의 문을 열어 놓으면서도 제재 강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은 당분간 모호한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최근 열병식에서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을 부각시키고 미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배제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설명입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화할 때까지 북한 매체의 바이든 행정부 관련 보도는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김형석 전 차관] “바이든 정부 출범했다고 짤막하게 보도는 할 수 있겠지만 협상전술 차원에서 그것 가지고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뭔가 메시지를 줘야 되는데 그게 아직 북한으로선 주기는 어려운 게 아닌가 싶어요.”

김 전 차관은 북한이 ‘강대강 선대선’이라는 대미관계의 기본 원칙만 제시한 채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촉구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반응을 기다리는 형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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