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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군인들, 한국군 휴대전화 전면 허용에 부러움과 우려


한국 국방부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전군 병영 생활관에서 병사 수신용 공용 휴대폰 운용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장병들이 '병사 수신용 공용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다.

한국 국방부가 이달부터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허용한 가운데 휴전선을 넘어 한국에 망명한 전 북한군 병사들은 부러움과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습니다. 이런 조치는 보안을 이유로 군대를 사회와 철저히 차단하는 북한과 너무 대조적이란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2016년 중동부 전선을 통해 한국에 망명한 전 북한군 병사 김강유 씨는 8일 VOA에, 한국 국방부가 이달부터 일과 후 모든 병사의 휴대전화 사용을 정식 허용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강유 씨] “많이 놀랐어요. 어떻게 군대가? 군인들은 당연히 좋아하겠지만, 저는 충격적입니다. 북한은 휴대전화는커녕 편지도 제대로 못쓰거든요. 대한민국 장병들 복지가 정말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북한과는 너무 다른 군 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2년 AK 소총과 총탄, 수류탄까지 휴대하고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한국에 망명한 정하늘 씨는 휴대전화 허용 소식을 북한 군인들이 들으면 믿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하늘 씨] “안 믿을 것 같아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무슨 군대가 휴대폰을 일과 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안 믿을 것 같습니다. 한국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다 갖고 있다는 것도 상상하기 힘든 일인데.”

군사보안 때문에 부대가 위치한 지역조차 고향의 부모에게 말할 수 없는 북한 군인들 입장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조치란 겁니다.

[녹취: 정하늘 씨] “전화 통화도 못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죠. 왜냐하면 군 보안 때문에 전화는 꿈도 못꾸고. 편지는 빠르면 3개월에 한 번, 늦으면 6개월에 한 번, 가끔 편지 전달이 되면 그것마저 감사한 판에 휴대폰 통화? 이런 것은 꿈도 못 꾸죠.”

중국의 북한 접경 도시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측 병사들. (자료사진)
중국의 북한 접경 도시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측 병사들. (자료사진)

한국의 모든 군부대가 지난해 4월부터 시범운영 하던 일과 후 장병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이달부터 정식으로 시작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휴대전화 사용으로 병사들의 복무 적응과 임무 수행, 자기 계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보안통제체계’ 구축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가 앞서 공개한 휴대전화 사용 관련 홍보 영상입니다.

[녹취: 홍보 영상] “군대에 가면 세상과 단절된다?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훈련병 등을 제외한 36만 명의 병사가 평일 일과 후 18시에서 21시까지, 휴무일 오전 8시 30분부터 21시까지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시범 운영의 주요 결과를 보면 병사들의 휴대폰 사용 용도는 SNS와 전화 문자가 1, 2위를 기록했는데요. 외부와의 소통 여건은 현격히 개선됐고 병사와 간부 사이에도 소통이 활성화됐다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자녀와 애인을 군대에 보낸 어머니와 여자친구가 휴대전화 사용을 환대하는 인터뷰도 홍보 영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녹취: 장병 어머니] “아들을 생각하면 마음 한켠에는 항상 마음이 짠하고 걱정이 많이 돼요. 일과 후에 간단한 톡이나 간단한 통화로 아이 상태를 확인하게 되면 마음이 안심되더라고요.”

[여자친구] “아무래도 옛날보다 걱정이 서로 줄었어요. 이제는 바로바로 전화할 수 있고 톡으로 남겨 놓으면 제가 또 무슨 일이 있구나 할 수 있으니까 마음이 편해요. 이제는 불안감도 없어 보이고 우울감도 없어 보여서 진짜 저도 좋고 남자친구도 좋은 상황이에요.”

모병제인 미국 군대에서는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면 휴대 전화와 인터넷 비디오폰, 이메일 등을 통해 24시간 가족, 친구들과 소통하는 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미 8군 홈페이지에는 주한미군 장병들이 한국의 SIM 카드, 즉 유심칩을 사는 요령과 적어도 7개의 앱을 통해 미국 내 가족·친구에게 비디오, 문자 등으로 소통할 방법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징병제로 북한과 기술적으로 전시상태인 한국군이 사병들에게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허용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복무기간이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 중인 한국 육군에서 휴대전화를 15개월째 사용 중인 최규선 상병은 홍보 영상에서 사회와 단절이 없어진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규선 상병] “일단 사회와의 단절감을 없애준다. 처음 군대 왔을 때 가장 당황스럽고 힘든 감정이 내가 완전히 다른 세상에 나둥그러진 기분, 항상 점호, 통제받는 것. 핸드폰이 그걸 많이 풀어주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밖에서 의지했던 사람들을 많이 연락하고, 군대 먼저 갔던 친구들을 연락하면서 단절감이 많이 사라지지 않나. 또 사회 이슈나 사회 소식들을 같이 공유하면서 너무 고립된 듯한 기분을 사라지게 하는 게 장점인 것 같습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한 병사들이 남측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자료사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한 병사들이 남측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자료사진)

반면 암구호를 카톡으로 보낸 사례가 적발되는 등 군사 기밀 유출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군 당국은 이에 대해 사진 촬영을 차단하는 ‘보안통제체계’를 구축해 시범운영 기간에 보안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처벌 규정과 예방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탈북 군인들은 이런 모습이 무척 생소하다며, 당황스럽고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의 특수부대인 11 폭풍군단 출신으로 올 초 워싱턴의 민간단체에서 북한군 실태를 증언했던 이웅길 씨는 한국군의 휴대전화 사용을 북한 군인들이 부러워할 수 있겠지만, 군 기강과 보안 측면에서는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웅길 씨] “아직 제가 북한적인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안보와 군사 기밀을 위해서는 휴대폰 사용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군 기강 해이도. 휴대폰 보다가 병사를 불렀을 때 바로 제때 대답할까요? 아이들도 휴대폰 게임에 몰입하면 불러도 잘 못 듣는데, 그런 기강해이가 염려됩니다.”

비무장지대를 넘어 온 북한의 이른바 장마당 세대 출신 병사들도 선진병영 생활 등 한국 군인들에 대한 복지를 보면 놀라울 정도이지만, 휴대전화를 통해 외부와 소통하면서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정하늘 씨는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다소 병영 생활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북한의 군대는 여전히 전화보다는 식생활 개선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하늘 씨] “우리 북한 청년들이 왜 완전히 비인간적인 생활을 하는 군대에서 10년을 살아야 하는지. 여기서 보면 미군은 두말하면 잔소리이고 한국군을 봐도 굉장히 복지가 좋은 데서 생활하는 것을 보면 북한군은 포로수용소보다 한심하다고 생각해요. 가장 근본적인 게 숙식부터 해결되고, 입는 것, 씻는 것부터 해결되고 그다음에 복지-전화나 편지 이런 부분이 아닐까요?”

김강유 씨도 대부분의 북한군 사병들은 멀리 체신소에 가서 전화할 돈조차 없다며, 배고픔이 해결되지 않는 병사들에게 한국 사병들의 자유로운 휴대전화 사용 소식은 꿈같이 너무 먼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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