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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비무장지대 지뢰 제거 재개하고 독립적 검증 허용해야"


지난 2015년 8월 서울 국방부에서 군 관계자가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매설한 살상용 목함지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5년 8월 서울 국방부에서 군 관계자가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매설한 살상용 목함지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신속히 한반도 비무장지대 내 지뢰 제거 작업을 재개하고 국제사회의 독립적인 검증을 허용해야 한다고 노르웨이의 인도주의 단체가 밝혔습니다. 또 북한에 대인지뢰금지협약 가입을 촉구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노르웨이 인도주의 단체 ‘노르웨이 피플스 에이드(NPA)’가 북한에 신속한 지뢰 제거 작업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핵무기폐기국제운동’의 운영 단체 중 하나인 이 단체는 9일 ‘지뢰 제거 2020’ 연례보고서를 내고, 북한이 가능한 한 빨리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 제거 작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같은 제거 작업에 대한 국제 사회의 독립적인 검증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미-북, 남북 간 외교가 진전을 보지 못함에 따라 북한의 지뢰 제거 활동도 멈췄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먼저 지난 2018년 9월 체결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북한이 그 해 10월 1일부터 20일 간, 지뢰 636발을 제거한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DMZ 공동유해발굴 지역인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의 지뢰 제거 작업을 완료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 달리 지난 2019년 외교를 통한 남북 관계 진전이 이뤄지지 않아 지뢰 제거 활동이 이어지지 못했다며, 지난해 주춤한 미-북 간 긴장 완화 과정도 관련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에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하라고 촉구했습니다.

1997년 체결되고 1999년 발효된 대인지뢰금지협약은 대인지뢰 생산과 비축, 사용, 이전을 금지하고, 매설된 지뢰 제거를 촉구하는 국제협약으로, 현재 164개국이 비준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0월 기준, 북한은 한국을 포함해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아시아 국가 25개 가운데 하나입니다. 또 전 세계 미가입국은 미국과 러시아 등 33개국입니다.

미국은 지난 1991년 걸프전쟁 이후 대인지뢰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2014년에는 대인지뢰를 북한의 남침을 계속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반도에서만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는 대인지뢰의 사용과 저장, 구매를 돕거나 장려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비록 가입국이 아니더라도 국제 인권법상 모든 대인지뢰를 제거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의 지뢰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북한을 시리아, 미얀마와 함께 대인지뢰를 생산하거나 사용하는 나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한반도에 매설된 지뢰 수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스위스의 ‘국제지뢰금지운동’은 지난 2018년, DMZ 일대에만 지뢰 200만 발 정도가 매설돼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또한 북한에 1 m2 당 2개가 넘는 지뢰가 매설돼 최고 수준의 밀도율을 보인다고 지적했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016년 발표한 자료에서 MDL 남쪽, 즉 한국 측 DMZ와 민통선 지역에 약 127만 발, 그리고 북한 측 DMZ에 약 80만 발이 매설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에 있는 지뢰를 언급하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비무장지대에는 약 38만 발의 대인지뢰가 매설돼 있는데, 한국군 단독으로는 15년이 걸릴 걸로 예상합니다. 유엔 지뢰행동조직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지뢰제거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비무장지대를 단숨에 국제협력지대로 만들 것입니다.”

한반도의 지뢰는 주로 한국전쟁 중에 한국군과 북한 인민군, 미군, 중국 공산군이 매설하고 살포한 것입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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