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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제재대상' 만수대 작품 전시 논란…유엔 패널 "북한 이익 얻을 수 있어"


지난 2018년 6월 북한 평양 만수대창작사에서 화가가 유화를 제작하고 있다. (자료사진)

최근 한국에서 열린 미술작품 전시회에 북한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의 작품이 다수 전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만수대창작사를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유엔 안보리는 만수대 작가들의 해외 작품 전시 활동은 북한에 직간접적 이득을 안길 수 있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들의 작품이 최근 한국의 미술 전시회에 전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인천광역시 등의 후원으로 지난달 23일부터 열리고 있는 남북 평화 관련 전시회에는 만수대창작사 사장 김성민이 2018년 그린 작품 ‘어머니 막내가 왔습니다’가 출품됐습니다.

또 이보다 앞선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주최로 열린 남북 평화미술전에는 김성민을 포함한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 6명의 작품이 전시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71호를 통해 만수대창작사의 해외법인인 ‘만수대 해외프로젝트 그룹(MOP)’를 자산동결 대상, 즉 제재 기관으로 지정하고 별도의 항목을 통해 평양 소재 ‘만수대창작사(Mansudae Art Studio)’를 동일 조직으로 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만수대창작사의 작품에 대해 ‘자산동결’ 조치를 취하고, 자국민 등이 해당 작품을 구매하거나 소유, 이전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합니다.

탈북민 출신으로 한국 국회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지성호 의원은 인천광역시가 해당 전시회를 위해 남북교류협력기금 1억 5천만원을 후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지성호 의원은 또 안보리 대북 결의는 포괄적으로 북한으로의 재원 이전과 북한을 이롭게 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며, 한국 내에서 대북 제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지성호 의원] “전시된 만수대창작사의 2018년 작품은 대북제재 사안으로, 생산되는 즉시 자산동결 사안입니다. 다수의 유엔 결의는 제재 대상으로의 재원 이전, 자산동결과 이롭게 하는 행위 자체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시된 만수대창작사 미술품이 어느 시점에 유통 거래되어 국내에 들어왔는지 검증이 필요합니다.”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감시활동을 맡고 있는 전문가패널은 만수대창작사 작품의 해외 전시에 대해 좀 더 분명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지난 3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열병식 등 북한의 무기 전시 활동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이와 유사하게 북한은 금지된 예술품이나 조각상을 광고하거나 전시함으로써 직간접적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만수대창작사의 해외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또 과거 만수대창작사의 미술품에 대한 전시와 광고, 만수대창작사 방문객들의 미술품 구매와 이전 행위를 조사했던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보고서에는 만수대창작사의 작품과 관련한 구체적인 제재 위반 사례로 한국 등 특정 국가에서 만수대창작사의 작품이 전시되거나, 일부 한국인들이 만수대창작사 작품을 구매한 경우를 제시했습니다.

가령 지난 2019년과 2020년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들의 작품이 한국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 등이 주관한 전시회에 오르고, 만수대창작사 수예단장 김청희의 작품이 2019년 한국 국회에 전시됐다는 언론보도가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패널은 만수대창작사 작품 전시 외에 관광객들의 평양 만수대창작사 방문과 관련해서도 북한 관광 전문업체인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가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평양의 만수대창작사에 방문할 수 있다고 광고를 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이후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는 전문가패널 측에 2017년부터 2020년 1월 사이 총 40회의 관광객 방문이 이뤄졌지만 어떤 미술품 구매에 대해서도 인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도 만수대창작사와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12월 북한 평양 만수대창작사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 사람들이 헌화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북한 평양 만수대창작사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 사람들이 헌화하고 있다.

만수대창작사는 2016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로부터 특별지정제재 대상(SDN)으로 지정된 바 있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지난해 9월 북한 등 제재 대상이 연관된 고가 미술품 거래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하는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미국인 등이 특별지정제재 대상과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긴급국제경제권한법’에 따라 25만 달러 혹은 거래자금의 2배를 물도록 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의미하는 ‘미국인’에는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등이 포함되며, 미국 외 거주 외국인이 관련 행위로 적발될 경우 미국 정부의 2차 제재를 감수해야 합니다.

유엔 안보리와 미국 정부 등 국제사회가 만수대창작사의 활동에 제동을 거는 이유는 만수대가 해외 활동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이 자금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등 무기 프로그램에 투입된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 선박무역회사 부대표를 지내다 탈북한 이현승 씨는 VOA에 북한의 모든 작가들과 미술품들이 북한

당국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면서, 만수대창작사의 작품 수입은 모두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직접 전달되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씨] “만수대창작사 자체가 선전선동부 소속이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는 이제 총정치국 산하의 백호무역회사, 그러니까 이 두 회사를 통해서 작품 수입이 김정은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것이죠. 그리고 그 돈이 김정은이 사치생활에 쓴다거나 또 미사일 개발에 쓴다거나 이렇게 되는 것이죠.”

한편, 논란이 된 전시회에 남북교류협력기금 1억 5천만원을 후원한 인천시는 VOA에 대북 제재 위반 여부와 작품 유통과정 등에 대해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인천시는 시민들이 북한 문화를 접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후원했고 작품은 주최 측이 모두 선정했다면서 “대북 제재 위반 등의 문제가 있다면 후원금을 전액 환수 조치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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