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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청와대, 통일장관 사표 수리…북한 당 중앙군사위 김정은 등장 여부 주목


김연철 한국 통일부장관이 19일 퇴임식을 마친 후 서울 정부청사를 떠나고 있다.
김연철 한국 통일부장관이 19일 퇴임식을 마친 후 서울 정부청사를 떠나고 있다.

남북관계가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한국 청와대는 오늘(19일) 통일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사태 반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는 일련의 군사행동을 예고하면서 이를 승인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낼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강민석 한국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강민석 대변인]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오전 10시 40분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습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18일 김 장관과 만찬을 함께 하며 사의 표명에 대한 입장을 경청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장관은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이튿날인 17일 남북관계 악화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성과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아 위기가 고조되는 남북관계 분위기 반전 차원에서 청와대의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북한이 기본적으로 한국 정부의 대응과 처신을 봐가면서 도발의 수위와 강도,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계속 밝혀 놓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주무장관 교체를 통해서 북한에 대해 정책 전환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그런 맥락도 있죠.”

문 대통령은 북한이 대남 비난과 군사행동 위협으로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는 만큼 통일부 장관 후임 인선을 서두를 전망입니다.

북한은 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17일 인민군 총참모부가 나서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에의 군 부대 전개, 비무장지대 민경초소 즉 GP 복원, 1호 전투 근무체계 격상과 접경지 군사훈련 재개, 대남 전단 살포 등 4개 군사행동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의 불허 입장에도 불구하고 탈북민 단체들이 대북 전단과 물품 살포를 예고한 날짜가 임박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탈북민 단체 ‘큰샘’과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각각 오는 21일과 25일 대북 전단과 물품 살포를 예고한 데 대해 엄정하게 차단하겠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녹취: 조혜실 부대변인] “정부는 경찰 및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하여 현장 대응 등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남북교류협력법 등 위반에 대한 처벌을 병행하여 전단 등 살포 행위를 엄정하게 차단하고 재발 방지를 견인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18일 서울에서 탈북민 단체 회원들이 북한으로 보내려는 패트병에 쌀과 마스크를 담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에서 탈북민 단체 회원들이 북한으로 보내려는 패트병에 쌀과 마스크를 담고 있다.

북한이 비무장지대 일대에 비어있던 일부 GP에 경계병력을 투입하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대북 전단에 대한 한국 정부의 강경 대응 입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의 대남공세가 단순히 대북 전단 문제에 국한된 게 아니라 일찌감치 짜놓은 치밀하고 계산된 일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17일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맹비난하면서도 추가 조치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예고한 4개 군사행동까지가 1단계 일정이라는 관측입니다.

실제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최고존엄’을 건드린 자들에 대한 죗값을 받아내기 위한 1차적인 첫 단계 행동이라고 밝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주목되는 것은 총참모부가 군사행동에 대한 승인을 얻겠다고 밝힌 당 중앙군사위에 그동안 대남공세 국면에서 한발 물러나 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입니다.

지난해 12월 한국 서울역 TV에서 북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 서울역 TV에서 북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당 중앙군사위를 비공개로 할 가능성, 열지 않고 승인만 하는 서류 행위만 할 가능성,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가할 가능성 세 가지가 다 있고요. 근데 지금 북한이 1단계의 첫 행동 이런 표현을 쓰거든요. 그러니까 1단계는 예고한 대로 갈 거에요. 그렇게 길게 늦추지 않을 겁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이 나설 타이밍은 아직 아니라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이는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18일 “북한의 추후 대적행동 조치의 강도와 결행 시기는 한국 정부의 처신과 처사 여부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밝힌 점으로 미뤄 김 위원장이 1단계 이행 과정에서 전면에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는 추론입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국제사회 대북 제재 대오 이탈 등 한국 정부에 대한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단계 행동의 표적이 미국으로 옮겨 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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