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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김정은 친서’에 신중한 반응… “남북 보건협력 한반도 정세 고려해 판단”


조혜실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이 6일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국 통일부 영상 캡쳐.

한국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긍정 평가하면서도 남북대화 재개와 협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보건협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진전과 한반도 정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보낸 친서가 남북협력 재개 움직임으로 연결되는 게 아니냐는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6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국민에 대한 위로 차원이라며, 후속 조치로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 부대변인은 다만 한국 정부가 기본적으로 남북 방역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해 해당 분야 협력 추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현재까지 북한의 지원 요청이나 남북협력 관련 구체적 논의는 진행된 것이 없습니다. 향후 코로나 19 관련 국내 상황, 북한 상황, 국제사회 지원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판단해 나가겠다는 말씀 드리겠습니다”

조 부대변인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비난한 담화가 지난 3일 나온 이튿날 김 위원장이 이런 우호적인 친서를 보낸 의도를 묻는 질문에, “정상 간 친서에 대해 의도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조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상호 존중의 자세로 대화를 통해 비핵화 협상의 조속한 개시와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의 친서가 남북 정상 간 신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지만 미-북 협상 교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의 여건 속에서 남북협력 재개의 기폭제가 될지에 대해선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한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고려대 북한학과 임재천 교수는 김 위원장의 친서가 한국과의 협력 재개를 모색하기 위한 사전 포석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 따라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이 내부적으로 제기됐을 수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하지만 북한 매체가 친서 관련 보도를 하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의 진의를 알려면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노동신문이나 이런 데 공개가 되면 이제 북한도 서서히 조금씩 남북관계 문을 열 수 있는 신호라고 읽을 수 있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조금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올해 첫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과 관련한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현준 국민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오른팔 역할을 하고 있는 김 제1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가 나온 지 하루만에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참모들을 분리 대응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상대편 참모들은 공격하되 지도자 간 신뢰는 유지하며 지도자의 결단으로 상황 반전을 꾀하는 이른바 `톱 다운' 방식의 해법을 추구하는 전략이라는 설명입니다.

전 교수는 또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제재가 이어지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과의 교역도 막힌 고립된 상황에 놓여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전 교수는 북한 최고 지도자가 한국의 재난 상황에 대해 위로친서를 보낸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로, 이번 친서 교환이 남북한이 비공식 채널을 통해 교감한 결과로 보인다며 대화 재개의 사전 포석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 소통의 기회는 오지 않을까, 북한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고 자기들이 판단하면 빨리 대화가 이뤄질 거고 그렇지 않고 북한 내부에도 어느 정도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돌아서면 그렇게 당장 하자는 것은 아니고 4.27 남북 정상회담 2주년이 4월27일이지 않습니까. 그런 시점도 우리가 눈 여겨 볼 필요가 있고요”

그러나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협력이 이뤄지더라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국제사회에서도 일정하게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고 실제로 또 북한에서 확산되면 굉장히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한국이 지원을 한다면) 그 정도인 것이고 다른 측면에서 하려고 하면 지금의 기본적인 여러 가지 제재 상황 등에 걸릴 것이라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한 남북 간 보건협력이 시작돼 한국 정부의 대북 방역물자 지원이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그 시점은 한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안정화된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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