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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관계자들, '북한 불법활동에 노출된 나라' 중국-미국-한국-이란 순 꼽아"


미국 재무부가 지난 2017년 6월 북한의 돈 세탁 우려기관으로 지정해 미국의 금융체계에서 퇴출시킨 중국 단둥은행.
미국 재무부가 지난 2017년 6월 북한의 돈 세탁 우려기관으로 지정해 미국의 금융체계에서 퇴출시킨 중국 단둥은행.

북한의 핵과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자금 조달을 위한 불법 금융 활동에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는 중국이라고, 국제 금융계와 법조계 관계자들이 지목했습니다. 대북 제재 이행 과정에서는 북한 합영∙합작회사의 불법 활동에 대응하는데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의 ‘합동군사연구소(RUSI)’와 미국의 ‘자금세탁방지전문가협회(ACAMS)’는 6일 전 세계 366명의 금융∙보험∙법조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확산 금융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확산 금융 (proliferation financing)’은 핵과 생화학 무기의 제조와 획득, 수출 등에 사용되는 자금 또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라고, 자금세탁방지기구(FATF) 는 정의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1인 33%는 북한의 확산 금융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로 중국을 지목했습니다.

보고서의 저자인 ‘합동군사연구소’의 에밀 돌 연구원 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많은 금융기관들이 지리적 접근성 때문에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서 중국이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돌 연구원] “There are a lot of North Korean networks operating in China. And just by being so geographically proximate to North Korea means that China is more exposed.”

또한 20%의 응답자는 미국을 북한의 확산 금융 활동에 가장 많이 노출된 나라로 꼽았고, 이어 한국이 10%, 이란이 9%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싱가폴과 홍콩, 말레이시아와 같이 북한이 설립한 유령회사와 금융망이 활발히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가들을 지목한 응답자는 극소수에 불과했습니다.

돌 연구원은 이들 세 국가가 가장 많은 위험에 노출됐다는 응답률이 1-2%에 머문 것이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돌 연구원] “They're all places that have status as a regional financial hub. So, they have financial flows coming in and out in great quantity. And it's surprising to me that there were not more respondents identified Singapore, Malaysia, and Hong Kong as very exposed to North Korea risk.”

싱가폴과 홍콩, 말레이시아는 역내에서 금융 허브로 알려져 있고, 따라서 대량의 금융 흐름이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 확산 금융과 관련한 유엔 대북제재를 실행하는 과정 중에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에 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36%가 북한의 합영∙합작회사의 불법 활동을 찾아내 대응하는 일이라고 대답했습니다.

2017년 9월에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375호는 북한의 개인∙기관과 합영∙합작회사 운영을 금지하고 하고 있습니다.

이어 응답자의 22%는 북한 금융기관의 통제에 관한 부분을 가장 주목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북한 금융기관의 해외 운영과 합작 회사 설립, 대리은행 (correspondent bank) 소유∙유지를 금지한 유엔 대북제재와 관련이 있는 부분입니다.

또한 북한 노동자의 송환을 요구한 안보리 대북 결의 2397호 8항의 실행은 17%, 그리고 북한 공관의 부동산 임대를 통한 수익 창출을 금지하는 등 북한 대사관의 불법 금융 활동을 막는데는 9%의 응답자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돌 연구원은 금융기관들이 대사관의 불법 금융 활동보다 북한의 합작회사 불법 활동에 더 신경을 쓰고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 ‘흥미롭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돌 연구원] “And I think there's a misperception there because banks assume that it is easy to find a link to a North Korean embassy and difficult to find a link to a North Korean joint venture. And that might be the case on paper. But actually, we see a lot of North Korean embassies …and also having a quite sophisticated network around them …”

은행들이 북한 대사관의 불법활동의 연결고리를 찾기 쉬울 것이라고 추정하지만, 사실은 많은 북한 대사관들이 ‘상당히 정교한’ 금융망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과의 거래가 금지되거나 제한된 물품을 찾아내 대응하는 능력과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물품으로는 원유와 정제유 등 연료를 꼽은 응답자가 38%로 가장 많았습니다.

재래식 무기가 31%, 기계류가 27%, 석탄 등 광물이 22%로 뒤를 이었습니다.

돌 연구원은 이번 설문 조사를 통해 국제사회가 아직은 ‘매우’ 생소한 주제인 확산 금융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돌 연구원] “I think the survey shows that there is clearly more work to be done in raising knowledge and awareness about what is still a very emerging topic. … What really should happen is that countries, governments should conduct a national risk assessment on proliferation finance...”

돌 연구원은 각 국 정부들이 자금 세탁이나 테러자금 조달에 관해 국가적 차원의 위험평가를 실시하는 것처럼 확산 금융의 위험에 대한 평가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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