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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재 북한대사관 불법임대 ‘진행 중’


베를린 주재 북한 대사관 부지에서 영업 중인 시티호스텔.
베를린 주재 북한 대사관 부지에서 영업 중인 시티호스텔.

독일 베를린 법원이 현지 북한대사관에서 영업 중인 업체에 영업 중단을 명령한 것을 계기로 해외 북한 외교공관의 임대사업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일부 업체가 아직도 북한대사관 부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이 북한의 해외 대사관 부지 불법 임대 영업을 지적한 나라는 총 5개 입니다.

전문가패널은 2018년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독일과 불가리아, 폴란드, 루마니아, 파키스탄 등 5개 나라에서 북한대사관 부지 임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독일 베를린 행정법원은 지난28일 열린 재판에서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숙박영업을 하고 있는 ‘시티 호스텔’ 측에 영업 중단을 명령했습니다.

독일 외교부 관계자도 29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2018년 북한이 해당 업체의 퇴거 명령을 신청한 뒤 이에 대한 후속 작업으로 “지난해 11월 퇴거 재판 비용을 지불했다”고 말했습니다.

VOA가 독일을 제외한 나머지 4개 나라에서의 북한대사관 임대 현황을 확인한 결과, 일부 나라에서 여전히 임대가 이뤄지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대표적인 게 불가리아입니다.

전문가패널은 2018년 연례 보고서에서 불가리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불법 임대 사실을 지적하며, 불가리아의 ‘테라’와 ‘테크놀로지카’ 두 업체가 대사관 건물을 임대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테라’는 ‘테라레지던스’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수도 소피아의 북한대사관에서 예식과 기업 행사 등 각종 이벤트를 위한 장소를 대관해주고 있습니다.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 따르면 테라레지던스는 ‘테라 볼룸’, ‘볼룸 소피아’, ‘아스타나 홀’ 등 3개 공간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공간에 대해 “세련된 공간”, “인상적인 건축”이라는 설명과 함께 최대 200명을 수용할 수 있다며 예약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불가리아 당국은 해당 업체가 2017년 초반 이후 북한대사관에 임대료를 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를린의 ‘시티 호스텔’과 마찬가지로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고 영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폴란드에서도 불법 임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주재 북한대사관을 최소 9개 업체가 임대 중이라며, 대부분 미디어, 의료, 부동산, 광고 업체 등이라고 밝혔습니다.

VOA가 전문가패널이 지적한 9개 업체의 홈페이지를 통해 29일 현재 주소를 확인한 결과, 의료기관과 영상업체 등 최소 4개 회사의 주소가 북한대사관으로 돼 있습니다.

나머지 5개 업체 가운데 2곳은 주소가 이전됐고, 3곳은 업체 홈페이지가 폐쇄됐거나 홈페이지에 주소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폴란드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해 8월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폴란드 당국은 해당 업체 모두에 해당 부지 임대가 제재 위반이라고 공지했고 이에 따라 많은 업체가 임대계약을 종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패널은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소재 북한대사관도 두 업체와 각각 지난 2001년과 2011년에 임대계약을 맺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업체는 북한대사관과 월 4만 6천 달러의 임대계약을 맺었지만 제재 위반 논란이 불거진 뒤 2017년 4월부터 임대료를 북한대사관에 내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패널에 밝혔습니다.

전문가패널의 보고서에는 파키스탄 주재 북한대사관의 임대 사업도 포함돼 있지만 현재 상황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VOA는 폴란드 등 4개 나라에 북한대사관 임대 사업 현황에 대해 질의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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