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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변외교' 전략 북 핵 문제에도 대입...당분간 협상 관심 없을 듯"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해 9월 북한을 방문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해 9월 북한을 방문했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큰 도발을 하지 않는 한 중국은 당분간 북 핵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특히 주변국들에 외교력을 집중하는 ‘주변외교’ 전략을 펴온 것과는 대비되는 움직임이라는 지적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평화연구소 USIP는 최근 ‘중국의 주변외교’라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외교적 노력의 중심은 여전히 이웃나라들에 두고 ‘주변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등 영토 국경을 맞대는 14개 나라, 한국 등 해상 국경을 맞대는 6개 나라, 그리고 자치령인 홍콩과 마카오, 타이완을 상대로 경제적, 외교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평화연구소 제이콥 스토크스 선임연구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중국이 자유무역협정 체결과 `일대일로’ 정책을 펼치며 주변국들에 경제적 성장과 기회의 원천이 되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 핵 협상과 아프가니스탄 평화 협상 등 주변국의 외교 협상에 적극 개입해왔으나,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지키고 이미지를 높이려는 목적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문제가 해결되기 보다는 고착화 되는 결과가 나왔다고, 스토크스 선임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딘 쳉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협상에 개입해 왔지만 북한 비핵화는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딘 쳉 연구원] “China has never done very much to pressure North Korea. It has called for six party talks it has said North Korea should not develop nuclear weapons but it has never really applied sanctions consistently persistently for any length of time to really force North Korea to denuclearize. China just isn’t all that interested in denuclearization.”

쳉 연구원은 “중국은 북한을 강하게 압박한 적이 없다”며 “6자회담 등 협상을 촉구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해서는 안된다고 말은 했지만,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일관되고 끈질기게 제재를 이행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한) 비핵화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쳉 연구원은 중국이 대북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는 것도 주변국인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주변외교’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패트리샤 김 평화연구소 연구원은 한반도의 움직임과 북 핵 외교에 중국의 이익이 걸려 있다며, 이 때문에 때로는 외교에 진전을 내기 위해 중국이 나서서 대북 영향력을 발휘할 때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패트리샤 김 연구원] “Having said that, Beijing tends to prefer the status quo and it tends to shelter North Korea in many ways and that could also become a stumbling block for progress.”

그러나 김 연구원은 “중국은 현상유지를 선호하는 편이며, 여러 가지 측면으로 북한의 바람막이를 자처하는 행동을 하고 있어 (북 핵 협상의) 진전을 가로막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분간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위축된 국내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미국과의 갈등 고조와 무역전쟁 등 현안이 많아 올해 말까지 북한 핵 문제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경우에만 관심을 둘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도 미-북 협상이 정체되고 북한이 협상에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주도적으로 협상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로버트 매닝 연구원] “If there’s some huge disruption, like ICBM test or nuclear weapons test, then I think it’s a different game and China and other major powers would all have to respond.”

다만 매닝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이나 핵실험에 나서는 등 대규모 도발을 벌인다면 중국을 비롯한 여러 강대국들이 다시 북한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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