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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경제난 속 북한, 중국에 ‘생존형’ 밀착 …'중국 카드' 안 통할 것"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5월 베이징에서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를 접견했다며,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거듭 일축하는 가운데 중국과의 친밀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경제난과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고 있는 북한이 생존을 위해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대미 협상력 강화를 위해 중국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바이든 정부에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최근 중국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나선 것은 지정학적 이유보다는 ‘생존’ 때문이라고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국장이 23일 VOA에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One word, survival. I think the N Koreans are pretty smart in figuring out that the U.S. is not going to be offering any important sanctions relief. They understand that they really need as much food aid from the Chinese as possible with no strings attached.”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은 미국이 그 어떤 중요한 제재도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영리하게 간파했다”며 “중국으로부터 조건 없는 식량 지원을 최대한 많이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중국으로부터 조건 없이 코로나 백신도 최대한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주석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해서가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하는 행동”이라고 카지아니스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도 23일 VOA에 최근 북중 밀착 행보를 ‘생존’이라는 단어로 표현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For North Korea for starters China is about survival. Without 90% of their trade, a lot of their oil and fertilizer and other essentials come through China. And some of it is not being sold on a commercial basis. So for N Korea it’s really essential to have some kind of working relationship with China.”

북한이 중국과 실무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식량난을 인정하고 노동당 회의가 여러 차례 열리는 것은 ‘내부적 혼란’(internal disarray)이 있음을 나타낸다며, 이때 중국의 지원이 핵심적이라고 매닝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중국 카드…바이든 정부에 안 통해”

북한의 대 중국 관계 강화 노력은 미국의 대화 제의를 거듭 거부하는 가운데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대미 협상력 강화를 위해 중국을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중국 카드’가 바이든 정부에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매닝 연구원입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If he thinks playing the China card is going to force the U.S. to make concessions then he’s deceiving himself.”

매닝 연구원은 “김정은이 ‘중국 카드’를 활용해 미국의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매닝 연구원은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원조를 얻기 위해 ‘중국 카드’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비핵화 대화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심지어 북한은 비핵화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 김 연구원] “Pyongyang playing the China card is to be expected in light of the reality that few countries want to associate with the regime. It is also unclear how effective this card will be under the Biden administration, which has designated its competition with China as the front-and-center of its foreign policy.”

미 중앙정보국 CIA 출신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도 “다른 나라들이 북한을 상대하길 꺼리는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 카드’를 쓰고 싶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대 중국 견제를 외교 정책의 핵심으로 지정한 상황에서 그 카드가 얼마나 효과적일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외교 총력전... 미국 주도 연대 맞서”

미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최근 북중 밀착 행보를 중국의 큰 틀의 외교정책과 연관시켜 해석했습니다.

보니 글레이저 독일마셜펀드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23일 VOA에 중국이 북한에 밀착하는 데 있어 “북한이 큰 이유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글레이저 국장] “I think this has very little to do with N Korea. Beijing is under strain as coalitions are forming around the world that are expressing concern about China. Especially in the aftermath of the summits in Europe, the Chinese appear to be highlighting the strength of their relationships with countries like Russia and N Korea.”

글레이저 국장은 “전 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연대들이 생기고 있어 중국이 압박을 받고 있다”며 “특히 유럽에서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회의 등) 일련의 정상회의가 열린 뒤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과의 관계를 과시하고 나섰다”고 분석했습니다.

딘 챙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23일 VOA에 중국 외교 사절단이 북한 문제 뿐 아니라 모든 현안에서 전반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챙 연구원] “More broadly we’re seeing the Chinese diplomatic corps playing a broader role in general, some of this has to do with the Wolf Warrior aspect but the larger more important element is that the Chinese foreign policy establishment is now on the Politburo.”

챙 연구원은 중국 외교 사절단의 활발한 활동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정치국원으로 몇 년 전 발탁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면서 “1990년대 첸치천 외교부장 이후 처음으로 외교관이 정치국원이 되면서 전반적으로 중국 공산당 체제에서 외교관들의 입김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중국의 ‘전랑(늑대전사) 외교’도 한 이유라고 챙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전랑 외교’는 중국 외교관들이 다른 나라들을 향해 늑대처럼 공격적인 외교전을 펼친다는 중국인들의 표현입니다.

실제로 지난 4월 임명된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이달 들어 유관국들과 활발하게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류 대표는 6월에 러시아의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 안드레이 데니소프 중국 주재 러시아 대사, 캐롤라인 윌슨 주중 영국대사, 한국의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 협의를 했습니다.

[녹취: 챙 연구원] “The lack of movement between North Korea and the U.S. plus ongoing tensions between the U.S. and China is causing the Chinese to also improve or display what would seem to be improved relations with North Korea..”

챙 연구원은 미국과 북한 사이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에 밀착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을 협상장으로 다시 데려오고, 북한 핵 능력을 제한하려면 미국이 중국을 통해야 한다”는 신호를 미국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챙 연구원은 중국이 한국에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최선의 방안은 중국을 통하는 것”이라는 동일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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