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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북-러 무역 30% 이상 증가


지난해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방문을 맞아 양국 국기가 나란히 걸려있다.
지난해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방문을 맞아 양국 국기가 나란히 걸려있다.

지난해 북한과 러시아의 무역이 전년도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습니다. 일부 다른 나라들도 북한과의 무역이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북한 무역의 96%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해 북한과 러시아의 무역 총액은 약 4천790만 달러입니다.

국제무역센터(ITC)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2019년 한 해 러시아로부터 4천486만 달러어치의 물품을 사들였고, 303만 달러어치를 수출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러시아와의 교역에서 4천만 달러가 넘는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무역액은 전년도인 2018년 3천406만 달러로, 지난해 양국 간 교역액은 이 보다 약 30% 증가한 규모입니다.

특히 북한의 대러 수입액이 2018년 3천208만 달러에서 약 1천만 달러 이상 오르면서, 전체적인 북-러 교역 규모 증가에 기여했습니다.

지난해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은 2천719만 달러에 달하는 석유 제품이었고, 동식물성 유지(423만 달러)와 곡물(379만 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한 해 3만180t에 달하는 정제유를 북한에 반입했다고 안보리에 보고했는데, 이번 무역자료에 나타난 대북 석유 수출분도 같은 제품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북한으로 반입되는 석유 등 정제유에 대해 상한선을 정해 놓은 상태입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수출한 곡물은 ‘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는 러시아가 지난해 인도주의 목적으로 지원한 밀가루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밖에 북한이 러시아에 수출한 품목은 악기류 제품이 가장 많았고, 기계류와 약품, 전자기계, 가구제품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대외무역액 비율이 96%에 달하는 중국에 비해, 2위인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1.6%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북한의 대외무역이 중국에 치중돼 있다는 의미입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러시아의 대북 무역액이 소폭 상승했지만 과거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f we go back to 10 years, or 20 years…”

과거 10~30년 전만 해도 러시아, 혹은 옛 소련과 북한은 매우 중요한 무역 파트너였고, 심지어 무역액이 중국을 앞질렀다는 겁니다.

그러나 러시아가 시장경제로 변화하면서 북한과의 무역을 줄이고, 또 제재의 영향 등으로 러시아가 추진한 대북사업 등이 막히면서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브라운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국제무역센터 ITC에는 북한과 거래한 다른 나라들의 무역 자료도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최다 수입국을 살펴보면 중국과 러시아 다음으로 브라질과 스위스, 페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브라질로부터의 수입액은 2018년 3천208만 달러에서 지난해 4천486만 달러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브라질로부터 928만 달러어치의 기계목재펄프와 226만 달러에 달하는 옥수수를 수입했습니다.

아울러 식품공업에서 생기는 잔재물을 549만 달러어치 북한이 수입한 내역이 ITC 자료에 기입됐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이 ‘잔재물’에 포함됐는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2017년을 전후해 북한과의 무역 중단을 선언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국가들 상당수가 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일하게 북한과 무역을 한 나라는 태국이었는데, 북한의 대태국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28만 달러와 58만 달러로 1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북한의 주요 교역국이었던 싱가포르와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은 북한과의 거래가 단 한 건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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