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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난해 대중 무역적자 사상 최대...23억 달러


지난해 2월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오가는 화물차들을 검사하는 단둥 세관 입구.
지난해 2월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오가는 화물차들을 검사하는 단둥 세관 입구.

북한이 지난해 최대 무역국인 중국으로부터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도에 비해 양국의 무역은 소폭 증가했지만, 제재 이전 수준에는 한참 못 미쳤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해관총서’의 수출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25억7천382만 달러어치의 물품을 수입했습니다.

반면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2억1천519만 달러로, 수입액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북한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지난 한 해 23억5천862만 달러의 적자를 낸 겁니다. 북한 역사상 가장 큰 적자 규모입니다.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는 두 나라의 무역액이 국제사회에 공개되기 시작한 1998년 3억 달러를 기록한 뒤, 2008년 12억7천918만 달러로 올라설 때까지 줄곧 10억 달러 미만을 유지해왔습니다.

이후 10억 달러 안팎의 적자를 기록한 북한은 2016년 석탄 등 광물 수출 호황에 힘입어 적자 폭을 3억 달러까지 줄였습니다.

그러나 2017년 당시로선 최대 적자인 15억1천만 달러를 기록하고, 이듬해인 2018년엔 20억 달러를 돌파하며 또 다시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억 달러가 더해지면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겁니다.

지난 3년 간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액을 모두 합치면 약 59억 달러에 이릅니다.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 폭이 커진 데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2016년까지만 해도 북한의 최대 대중 수출품은 광물과 의류, 해산물로, 이들의 수출 총액은 약 19억 달러였습니다.

하지만 이들 품목들이 2017년 순차적으로 유엔 안보리의 금수품목으로 지정되면서 수출이 모두 ‘0’에 가까운 액수로 줄었고, 이는 고스란히 적자로 반영됐습니다.

또 제재의 영향으로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과 대조적으로, 북한의 대중 수입은 제재 이전에 비해 약 30% 줄어드는데 그쳤습니다.

벌어들이는 돈은 크게 줄어든 반면 지출은 그만큼 감소하지 않으면서 적자 폭이 더 커진 겁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지난해 대중 무역은 전년도에 비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북한과 중국의 무역 규모는 약 27억8천만 달러로, 2018년의 24억2천만 달러보다 컸습니다.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2018년 보다 약 3억 달러 늘어나면서 양국의 무역액 증가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무역이 소폭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제재 이전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제재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6년 두 나라의 무역 총액은 53억7천만 달러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중 무역에서의 적자가 늘어나면서 북한의 외화난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외화 부족분을 채울지 의문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So the good question is how...”

무역통계에 잡히지 않는 외화 수입, 이를 테면 관광이나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송금으로 어느 정도 부족분을 채울 순 있겠지만 현 수준의 무역적자를 메우기에는 매우 작은 금액이라는 지적입니다.

여기에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국경을 봉쇄하고 외국인들의 입국을 일절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관광 등을 통한 외화 수입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외화가 조만간 고갈될 수 있다고 관측하면서도, 북한이 새로운 수입원 등 제 2의 해결책을 마련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 교수는 북한이 중국 정부나 기업 등으로부터 재정을 조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녹취: 해거드 교수] “The fact that the deficit is high...”

해거드 교수는 제재로 인해 무역적자가 커진 건 사실이지만 만약 북한 정권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면 무역적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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