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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중 국경 봉쇄 완화 동향 증가"…이달 중 교역 재개설도 나와


압록강을 가로질러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중조우호교'.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봉쇄했던 중국과의 국경을 다시 열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중 교역이 이달 중 부분적으로 재개될 조짐들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북-중 국경 봉쇄가 완화되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향이 지속해서 관찰됐는데 최근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다만 “이런 동향들이 곧바로 국경 봉쇄 완화로 이어질지, 그 시기는 언제일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의 이 같은 판단은 ‘수입물자소독법’ 채택 등 북한 매체를 통해 알려진 북한 동향과 북-중 국경에서 활동하는 민간단체들의 전언 등을 종합해서 내린 겁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초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13차 전원회의에서 ‘수입물자소독법’을 채택했습니다.

이 법은 국경에서 수입물자를 소독하도록 하고 관련 절차와 방법, 질서를 어기면 처벌하도록 한 법으로,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이후 봉쇄했던 국경을 일부 열고 수입 등 무역 재개를 준비하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을 낳았습니다.

통일부가 국경 봉쇄 완화 동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지만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이 같은 조짐들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탈북민 출신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무역성이 지난달 중순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 등 북-중 국경 주요 무역 거점도시들에 있는 대외무역기관들에게 중국으로부터 식량과 비료 등을 구입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에 따라 계약이 속속 체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3월 20일 지나서부터 중국 쪽에 있는 대방이라고 하죠, 회사들 하고 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했어요. 지금 계약한 내용들을 보면 꿀이라든지 술이라든지 약초라든지 자기들이 팔 수 있는 거 이런 것들 하고 기본 식량하고 비료하고 교환하는 그런 계약들이 속속 체결되고 있거든요.”

조 소장은 북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신종 코로나 비상방역 차원에서 인적 교류가 쉽게 풀리진 않겠지만 열차를 이용한 물자 교류는 부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 소장은 북한이 수입하려는 주요 품목은 식량을 비롯해 밀가루와 설탕, 비료, 농약 등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소장은 북한이 지난해 수해와 신종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로 춘궁기 식량이 떨어진 집을 일컫는 이른바 ‘절량 세대’가 예년보다 한 달 정도 이른 3월부터 나타났다며, 식량 수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부 곡창지대의 절량 세대 비중이 전체 세대의 5~10% 정도로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또 물자 수입을 위한 달러와 위안화 수요가 늘면서 달러의 경우 1달러에 6천 700원~6천 800원 정도 하던 환율이 7천원선을 회복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중국 단둥시와 신의주를 잇는 조중우의교의 철도에 한해서 이달 중 봉쇄를 풀려는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박사는 북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신의주 북쪽 의주비행장에 북한 각 기관들의 새 철도 물류창고를 짓고 이곳에서 방역 처리한 물품을 평양으로 운송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기존 조중우의교에서 철도만, 인적 교류와 일반차량은 금지하고 철도만 조만간 4월경에 열 개연성이 높다고 말을 하고요, 이를 위해서 평양에 있던 철도 물류창고를 신의주 북쪽 의주비행장으로 옮겨서 그쪽에 각 기관이 창고를 짓게 하고 그 다음에 소독과 검역 시설을 만들어 놨다고 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교환한 친서를 통해 “두 나라 인민들에게 보다 훌륭한 생활을 마련해줄 용의가 있다”고 밝혀 북한 지원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습니다.

조한범 박사는 북한의 중국과의 일부 교역 재개 움직임은 중국측으로부터의 모종의 지원 약속을 받아들이기 위한 사전 조치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고려항공은 1일과 2일 평양에서 출발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는 항공편 운항을 공지했습니다.

1일 고려항공 홈페이지에는 고려항공 JS251 편이 1일 오후 4시에 평양을 떠나 오후 5시 50분에 베이징에 도착하고, 이튿날에는 JS151 편이 같은 스케줄로 중국으로 향하는 편도 일정이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실시간 항공기 경로 추적 웹사이트인 ‘플라이트 레이더24’에 따르면 이륙 예정시간인 1일 오후 4시부터 4시30분 사이 평양 인근에서 항공기가 관측되지 않아 실제로 항공기를 띄우진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북-중 항공노선 재개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홈페이지를 테스트해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은 물론 해외와 모든 육·해·공 통로를 봉쇄하고 인적·물적 교류를 차단해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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