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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선 불법 조업, 북한 어부들 생계 위협…심각한 인도적 결과까지 초래”


조업 중인 북한 어선. 사진제공=이승호(Seung-Ho Lee)
조업 중인 북한 어선. 사진제공=이승호(Seung-Ho Lee)

중국 어선들의 북한 해역 내 불법 조업이 북한 어업 종사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특히 대형 중국 어선과의 경쟁에 밀린 북한 어부들이 제3국에서 불법조업을 하다가 목숨을 잃는 등 심각한 인도적 결과까지 초래된다는 지적입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스팀슨연구소 산하 환경안보프로그램의 셀리 요젤 국장은 22일, 북한 해역 내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이 북한 주민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요젤 국장] “IUU fishing and the lack of transparency is really a security threat for several reasons. Its harmful effects on global fishing stocks and ocean ecosystems, which in turn threatens the economic and food security of communities who depend on fisheries for their livelihoods. In North Korea, fishing provides a vital source of income in an economy where the average annual income is estimated to be about 1,300 US dollars back in 2016.”

요젤 국장은 이날 스팀슨연구소가 ‘북한 해역 내 불법 조업의 영향 분석’을 주제로 개최한 회상회의에서, 2016년 기준 1인당 연평균 수입이 미화 1천 300달러로 추정되는 북한 경제에서 어업이 ‘중요한 소득원’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의 제니 타운 부국장은 양식업에 종사하는 북한 인구가 9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등 북한 내수 경제에서 어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 어부들이 제재, 중국의 불법 어업, 국내 수요 증가 등 3중고에 직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2017년 8월 채택한 결의 2371호가 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인 해산물의 수출을 전면 금지한 것이 외화 수익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입니다.

타운 부국장은 북한이 결의 2371호 채택 전까지 해산물 대중 수출로만 1억 6천 28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며, 제재 이후 수출 감소액을 상쇄하는 방안 중 하나로 어업권을 판매하는 것이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어부들이 이미 남획 어업이 이뤄진 자국 해역에서 더 발전된 장비를 갖춘 중국 어선들과 경쟁을 하다가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결국 ‘목숨을 걸고’ 작은 목선으로 다른 해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타운 부국장] “So, these people's livelihoods now stand in jeopardy due to decreased demand and markets and inadequate domestic infrastructure to really grow domestic sales and consumption.”

타운 부국장은 북한의 어업 종사자들의 생계가 제재로 인한 수출 감소와 증가하는 국내 소비량을 충족시키기엔 부적합한 어업 기반 시설 때문에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구글이 설립한 비영리 단체인 ‘세계어업감시기구(GWF)'의 박재윤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북한 수역에서의 불법 조업 규모가 한 국가가 제3국 수역에서 자행한 불법 조업 중 가장 큰 수준으로 알려졌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지적했습니다.

세계어업감시기구는 올해 7월 발표된 보고서에서 900척과 700척 이상의 중국 어선이 2017년과 2018년에 불법 조업에 개입해, 미화 4억 4천 600만 달러에 달하는 16만 4천 t 이상의 오징어를 불법 포획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박 선임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작년에는 약 800척의 중국 선박이 북한 해역에서 조업한 것으로 파악되며, 어획량 추정치도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올해 6월까지 600척이 넘는 중국 어선을 북한 해역에서 감지했다며,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이 조업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선임연구원도 중국 선박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난 북한 소규모 목선들이 러시아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게 된다며, 이 가운데 장거리 운항에 부적합한 선박에서 조업하던 북한 어부들이 목숨을 잃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지난 5년간 러시아 해역에서 불법 조업한 북한 선박과 일본 해역에서 표류하다 발견된 ‘유령선’의 숫자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를 발견했다며, 이는 북한 해역에서의 대규모 불법조업이 초래하는 ‘심각한 인도주의적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박 선임연구원] “And we found a strong correlation between the number of illegal North Korean fishing vessels operating in Russian waters and the number of ghost boats found on Japanese shores in the past five years, representing serious humanitarian consequences of this massive illegal fishing around North Korea waters. All the more reason why we need to embrace transparency at sea and fight IUU fishing.”

2018년에만 3천 척의 북한 선박들이 러시아 수역에서 불법 어업을 했으며, 같은 해 일본 해역에서 발견된 유령선의 숫자는 200척이 넘는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날 토론회에서 중국 기업이 공공연하게 안보리 결의 2397호가 금지한 어업권 판매 등 불법 조업에 관여하고 있고 이에 따른 처벌이 따르지 않는 것 같다며, 중국 당국의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스팀슨연구소의 요젤 국장은 중국의 어업 회사들이 북한 영해에서의 불법 행위를 숨기려 하지 않는 것이 흥미롭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훈춘시와 닝보시에서 중국 당국과 연관이 있는 적어도 두 개의 기업이 북한 정부와 북한 인민군(KPA)이 판매하는 어업권을 중개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광고’한 증거를 예로 제시했습니다.

38노스의 타운 부국장은 중국 정부가 불법 조업을 해결하지 않거나 관여 기업들을 상대로 법 집행을 하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가 세컨더리 보이콧, 즉 제 3자 제재를 부과하기에 적합한 제재 위반 영역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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