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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S 보고서 "미한동맹 잠재성 높여야…전략적 모호성, 동맹 불신 야기"


18일 한국 서울 외교부청사에서 미한 '2+2' 외교·국방장관 회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한국의 정의용 외교장관, 서욱 국방장관. 사진=한국 외교부.

워싱턴의 주요 싱크탱크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 미-한 동맹관계에 대한 정책 제언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한국이 국제 위상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역할확대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2일 미-한 동맹관계에 대한 제언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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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미-한 동맹관계가 미국의 전략과 아시아 외교정책에서 여전히 핵심이라며, 최근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하면서 동북아시아는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의 미-한 동맹관계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과 국제공공재 원천이라는 관점에서 완벽한 잠재성을 끌어올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대중 관계에서 한국은 중국의 보복을 우려해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고 있다며, 이런 외교전략은 동맹인 미국을 불안하게 만들 뿐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오히려 중국에 대한 취약성을 확대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전략은 미국에 중국의 편을 들고 있다는 오해를 낳고 있다며, 최근 다른 동맹 현안 대처에 있어서도 불신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미국과 한국이 공동의 인식을 공유하지 않을 때 중국에 대한 한국의 지렛대 효과도 사라진다며, 중국은 한국을 미국의 전체 동맹관계에서 ‘약한 고리’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2일 공개한 미한동맹관계 정책제언 보고서를 토대로 저자들과의 화상대담을 진행했다. 왼쪽 위에서부터 카틴 프레이터 카츠 CSIS 부연구원,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존 햄리 소장, 빅터 차 한국 석좌, 웬디 커틀러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대행, 캐서린 스티븐스 전 주한대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2일 공개한 미한동맹관계 정책제언 보고서를 토대로 저자들과의 화상대담을 진행했다. 왼쪽 위에서부터 카틴 프레이터 카츠 CSIS 부연구원,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존 햄리 소장, 빅터 차 한국 석좌, 웬디 커틀러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대행, 캐서린 스티븐스 전 주한대사.

“미-한 동맹, 미-중 패권경쟁 시대 중대 기로…현대화 필요”

햄리 소장 “한국, 역내 약소국인 것처럼 행동해선 안돼”

보고서는 중국과 연계된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해 미-한 동맹관계를 중국에 대처하는 개념에서 탈피해 ‘아시아 복원력’을 위한 원칙에 입각한 전략 재편을 권고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의제들로는 공급망과 차세대 이동통신망의 안전 확보, 민주주의와 항행의 자유 증진, 인권 등이 거론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런 접근법을 취할 때 미-한 동맹관계는 전략적 모호성에서 탈피해 일본과 호주와도 동조할 수 있고, 특정 미-중 분쟁 사안에서 한국에게 양자택일을 압박하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보고서 공개에 맞춰 열린 화상대담에서 존 햄리 CSIS 소장은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강국이라며, 국경을 맞댄 이웃나라의 문제에만 초점을 둔 협소한 시야에서 진화해야 하며, 역내 약소국인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햄리 소장] “Korea has to transform itself so that it's just not preoccupied with its own neighborhood, its own geographical boundaries and its immediate neighborhood in Northeast Asia. Korea is the 10th largest economy in the world but it certainly shouldn't be acting like it's just a small vulnerable regional actor. And the kind of the vulnerability to the nation comes from being too small in Korea’s imaginations…”

한국의 취약성은 협소한 상상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국가 위상에 맞는 역내 역할확대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북한 비핵화, 단기적 관점서 해결 어려운 현실 받아들여야”

보고서는 남북관계에 대한 정책 원칙은 북한의 비핵화가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가 장기적 목표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한-일 대북조정그룹(TCOG)의 재활성화 등 한-일 간 긴밀한 조정이 필수적이라며, 단기적 관점에서는 북한의 핵 위협 증진을 막는데 초점을 둘 것을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유엔의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을 고려해서라도 유엔의 대북제재 기조는 계속 유지하면서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에 시야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남북 간 관여 노력을 지원하면서도 특히 인권 분야가 비핵화 협상과 긴밀히 연계되면서 유엔의 대북 제재 정책기조를 그대로 준수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미국의 확장억제력 증진 위한 대외발신 강화해야”

미국의 확장억제력 복원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진화하는 위협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군 철수 언급이 신뢰약화로 이어졌다며, 한국과 일본이 자체 핵무장을 논의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반도에 주둔한 2만8천 500명의 미군이 강력한 억제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과 한국을 수호하기 위한 의미 있는 결의의 상징임을 보다 명확히 발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한반도 내 미군 주둔 노력을 거듭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복원하고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수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국이 한국에 향후 모든 가용범위의 군사 역량을 확장억제력 차원에서 제공하겠다는 메시지 강화를 의미한다며, 연례 미-한 안보협의회의(SCM) 외에 고위급확장억제 전략협의체(EDSCG)를 재활성화 하는 등 고위급 교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의 확장억제력의 실재성을 담보하기 위해 미 전략사령부 등 핵심 시설에 대한 한국 장성의 방문을 추진하면서, 미-한 연합군의 공격과 방어 역량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 “한국의 핵무장, 문제 해결 도움 안돼”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최근 한국사회 일각의 자체 핵무장 논의에 대해 거론하면서, 한국의 핵 보유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So really both sides of the political spectrum are contemplating this. It tends to be tied to a sense of full control over, individual destiny as opposed to what extended deterrence addresses and that is about shared destiny and shared responsibility for responses to threats. My opinion is that the provision of nuclear weapons in South Korea would not be helpful…”

한국 내 핵무장 논의는 한반도 운명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인식과 연계돼 있으며, 위협에 대처하는 공동 운명과 책임을 강조하는 확장억제력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북 핵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일본뿐 아니라 중국의 반발을 야기하는 지정학적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정책 제언을 담은 이 보고서는 햄리 소장과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 지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대표 저자를 맡았고, 빅터 차 CSIS한국 석좌 등 한반도 관련 전직 관리들과 전문가들이 작성에 참여했습니다.

이밖에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마크 리퍼트, 캐서린 스티븐스 전 주한대사, 웬디 커틀러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대행, 랜달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담당 차관보,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 등도 보고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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