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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민단체, “한일 강제병합 조약 원천무효”


8월 29일은 한일 강제병합 조약이 체결된 지 1백 년이 되는 날입니다. 한국에서는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자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는데요, 한일 강제병합 조약의 무효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한일 강제병합 조약체결 1백 주년을 맞은 29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는 굵은 소나기 속에서도 1천 여명이 모였습니다.

3.1독립선언기념비 앞에 모인 광복회와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원들은 일본 정부가 한일 강제병합 조약의 원천무효를 선언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남만우 광복회 부회장은 일본이 한일관계의 복원을 위해 지금까지 한 일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의 수상 또는 왕이 여러 차례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그거는 말의 유희다.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우린 이렇게 봅니다. 원래 전쟁책임은 일본 왕한테 있습니다.”

1백 년 전 한일 강제병합 조약이 체결됐던 서울 남산의 통감관 터에는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들이 모였습니다. 조선총독부가 세워지기 전 일제가 한반도 식민지화를 위해 설치했던 통감부의 수장이 살던 곳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1백17개 시민단체가 함께 만든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 공동행동’은 식민지배의 아픈 역사를 잊지 말자며 통감관 터에 표석을 설치했습니다. 공동행동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정부가 사과할 것도 촉구했습니다.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 10일 발표한 담화에서 한일 강제병합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간 총리는 1백 년 전 한일 병합조약이 체결된 뒤 36년에 걸쳐 식민지 지배가 시작됐다며, 3.1 독립운동 등의 격렬한 저항에서도 나타났듯이, 당시 한국인들은 그 뜻에 반하여 이뤄진 식민지 지배에 의해 국가와 문화를 빼앗기고, 민족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식민지 지배가 초래한 다대한 손해와 아픔에 대해 재차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죄의 심정을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한일 병합조약이 불법적으로 체결됐다는 한국인들의 주장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은 정부차원에서 해결될 가능성이 없는 문제인 만큼 학자들이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오랫동안 일본문화의 수입을 금지하다 6년 전 금지조치를 풀었습니다. 그 뒤 일본의 대중음악과 문학, 영화에 열광하는 신세대 한국인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올해12살의 백주희 양은 한일합방의 역사적 교훈과 일본에 대한 관심이 얽혀 마음이 복잡합니다.

“사회로 역사를 배우기 전에는 아사다 마오하고 김연아하고 친하니까 친절한 분이신 줄 알았는데. 독립을 배우고 나니까 왠지 일본이 싫어졌어요. ”

한편 북한은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남한 측에만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했다며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일본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북한과 식민지배 과거를 청산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일본이 조속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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