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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이민자 단속법, 반발 심해


미국 서부 애리조나 주에서 최근 보다 강력한 불법 이민자 단속법을 시행하는 가운데, 일부 인권 단체들은 이의 무효화를 요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습니다. 또 인근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방 정부 차원에서 애리조나 주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애리조나 주는 4주전부터 새로운 불법 이민자 단속법을 시행 중입니다. 경찰이 다른 혐의 없이도, 불법 이민자라는 의심이 갈 경우 신분증을 요구하고 단속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합법 이민자들도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항상 휴대해야 합니다.

이후 워싱턴과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곳곳에서 애리조나 주의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또 로스앤젤레스 시는 시 정부 차원에서 불법 이민단속에 대응한 조치를 시작했습니다. 정부가 사업 계약을 맺을 때, 애리조나 주의 기업은 배제하도록 한 것입니다. 일부 다른 도시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애리조나 주의 단속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조치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불법 이민자 역시, 미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도 이들의 주장입니다.

애리조나 주에는 50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근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수백만 명에 달합니다. 겉모습 만으로 이들을 합법 이민자와 구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들은 보통 농장이나 식당 등 서비스업에 종사합니다.

UCLA 대학에서 정치학을 연구하는 라울 히노호사 씨는 애리조나 주의 50만 불법 이민자들을 모두 추방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비인도적인 계획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애리조나 주가 불법 이민자들을 모두 추방할 경우, 130억 달러에서 최대 1천억 달러 규모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애리조나 주의 조치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불법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학교와 병원처럼 일반 시민을 위한 기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고, 따라서 불법 이민자 단속은 시행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멕시코 국경을 넘어서 번지는 마약 범죄도 우려 대상입니다.

애리조나의 한 주민은 마약 범죄의 확산이 가장 큰 걱정 거리라면서, 불법 이민자 단속은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애리조나 인근 지역의 이민자들은 애리조나 주 정부의 이민자 단속을 우려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우려는 중남미 출신의 히스패닉 이민자들 사이에서 높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의 사울 씨는 뉴스와 인터넷을 통해 이민자 단속법에 대한 정보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특히 히스패닉 출신 불법 이민자들이 표적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로스엔젤레스에서는 지난 20일 애리조나 주의 불법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드네 벤데즈 씨는 새 단속법이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새 단속법은 청소년들의 배울 권리, 또 사람들의 삶과 자유를 제한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불법 이민자들이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획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적절한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로스엔젤레스 일용직 노동자 센터의 호세 벨리즈 씨는 많은 불법 이민자들이 몇 년씩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그늘에서 나와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길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이런 방안을 담은 이민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애리조나 주의 불법 이민자 단속을 찬성하는 측이나 반대하는 측 모두, 연방 정부 차원에서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는 견해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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