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에 새로 건설한 우라늄 농축시설이 최대 28개의 원심분리기 설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분석했습니다. 강선의 증축시설에서도 올해 초부터 가동이 시작된 정황이 포착돼 북한이 여러 시설에서 동시에 우라늄 농축 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영변과 강선에서 우라늄 농축시설을 동시에 확장하고 있으며, 영변의 새 시설은 최대 28개의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밝혔습니다.
IAEA는 지난달 28일 이사회와 제70차 총회에 제출하고 7일 공개한 ‘북한 안전조치 관련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 2021년 이후 우라늄 농축 능력을 계속 확대해 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우라늄 농축시설은 원심분리기를 빠르게 회전시켜 천연 우라늄 속에서 핵분열에 사용할 수 있는 우라늄-235(U-235)의 비율을 높이는 곳입니다.
IAEA는 영변의 새 2층 건물이 사진에 나타난 형태의 캐스케이드를 최대 28개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6월 공개한 사진에는 건물의 1층과 2층 모두에 캐스케이드가 설치된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IAEA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과 위성사진을 비교해 이 건물을 영변의 두 번째 우라늄 농축시설로 식별했습니다.
캐스케이드는 원심분리기 한 대가 아니라 여러 대를 연결해 우라늄 농도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하나의 농축 설비를 말합니다.
따라서 캐스케이드 수가 늘고 이들이 동시에 가동되면 같은 기간에 더 많은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영변의 기존 농축시설과 강선 시설을 유지하면서 영변에 두 번째 시설을 추가했기 때문에 여러 시설에서 동시에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힌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IAEA는 각 캐스케이드에 설치된 원심분리기의 정확한 수와 성능, 실제 가동률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새 시설이 생산할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의 양이나 이를 핵무기 수로 환산한 규모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영변의 새 시설은 지난 2024년 12월 공사가 시작돼 지난해 5월 외부 공사가 완료됐으며, 이후 전력 공급 시설과 비상 발전기, 냉각 장치 등이 설치됐습니다.
IAEA는 올해 초 냉각 장치 가운데 하나가 작동하는 모습도 관측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이 시설을 방문해 북한의 무기급 핵물질 생산 능력이 지난 5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한편, 평양 인근 강선의 우라늄 농축시설에서도 생산 능력을 넓히는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IAEA는 밝혔습니다.
IAEA는 보고서에서 지난 2024년 기존 건물 옆에 건설된 증축시설에서 올해 1월부터 가동이 시작된 정황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앞서 김 위원장이 방문한 사진 속 시설을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라고 소개했으며, IAEA는 그 위치를 강선으로 식별했습니다.
IAEA는 해당 사진에 나타난 원심분리기들은 저농축우라늄 생산에 맞춰진 것으로 보이지만, 건물의 다른 구역에서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영변의 기존 제1우라늄농축시설도 보고 기간에 계속 가동된 정황이 관측됐습니다.
IAEA는 영변과 강선의 시설 확장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북한의 전체 우라늄 농축 능력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용후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분리하는 재처리 작업도 완료된 정황이 나타났습니다.
IAEA는 영변 방사화학연구소의 증기 공급시설이 지난해 9월 초까지 가동된 것은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한 정황과 일치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IAEA 사찰단은 지난 2009년 4월 이후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어 시설의 실제 가동 상태나 생산량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IAEA는 이 같은 북한의 농축 능력 확대와 핵 프로그램의 추가 개발이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북한 안전조치 문제는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IAEA 제70차 총회의 잠정 의제에 포함돼 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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