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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범, 쿠바에서 특별군사재판


9.11 테러를 일으킨 국제 테러 조직 알 카에다 조직원 5명이 어제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특별군사법정에서 재판을 받았습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전 알 카에다 작전 담당 사령관 등 5명은 5일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미군 특별군사법정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군 검찰은 이날 약 7시간에 이르는 법정 심문을 거처 모하메드를 포함한 5명을 ‘테러 모의와 민간인 공격, 살인과 전시규정 위반, 납치 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들은 이날 심문에서 일절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재판 과정이 지연됐습니다.

이날 피의자들은 모두 흰색 점퍼를 입었고 그 중 몇몇은 이슬람교 남성들이 머리에 두르는 하얀 터번을 착용했습니다. 이들은 또 재판 내내 조용히 진행 과정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중 일부는 영어로 진행되는 재판을 동시 통역하는 헤드폰 착용을 거부하며, 애초부터 재판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재판을 거부하는 도발적 행위도 일어났습니다. 이날 기소된 암마르 알-비날쉬바는 재판중 갑자기 기도를 하겠다며 일어선 뒤 무릎을 꿇고는 다시 일어서는 이슬람교 종교의식을 반복했습니다.

그는 또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가다피의 시대가 끝났으나, 당신네 진영에 가다피가 있다며 고함을 질렀습니다. 비날쉬바는 또 미국은 “우리를 살해하고도 우리가 자살 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또다른 피의자인 왈리드 빈 아타쉬는 법정에서 심문용 의자에 앉아있다가 얌전하기 행동하겠다고 서약한 뒤에 결박용 의자에서 벗어났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들은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 있었으며 영문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를 돌려보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이 중 두 명은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으로 추정되는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9.11 테러 희생자의 유가족 일부는 추첨을 통해 쿠바에서 진행되는 재판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남편을 잃은 모린 바스닉키씨의 말입니다.

"I've only seen body language and that in itself…”

바스닉키씨는 바디 랭귀지, 즉 범인들의 몸짓만 봤지만 그것만으로도 그들이 우리의 가치와 삶을 경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바스닉키 씨는 또 피의자들의 행동을 지켜본 모든 이들이 감정이 상했다고 말했습니다.

9.11 테러로 형제를 잃은 데브라 벌링게임씨는 이번 재판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t's difficult, but we're here for the long term…”

벌링게임씨는 “상황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며 오늘을 맞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유가족들은 정의가 실현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본토의 군 기지 등에서 폐쇄 회로 텔레비전을 통해 재판을 지켜본 9.11 사상자의 유가족들 또한 피의자들이 반성의 기색을 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며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어제 열린 재판은 9.11 테러와 관련 미국 정부의 두번째 기소 절차입니다.

앞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 따라 지난 2009년 1월 관타나모 수용소를 1년 안에 폐쇄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따라 그 해 11월 모하메드 전 알 카에다 작전 사령관이 뉴욕으로 이감됐지만, 공화당과 여론의 반대로 재판이 열리지 못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지난해 3월, 군사재판 재개를 선언했습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12일에 재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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