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국제 금융당국이 가상자산과 지하금융 등 비공식 금융망을 활용한 자금세탁 위험과 수법을 분석했습니다. 범죄자들이 가상자산과 비공식 금융망, 정상적인 금융시스템까지 넘나들며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국제 금융당국이 가상자산과 비공식 금융망을 활용한 자금세탁 위험과 수법에 잇따라 경고를 내놨습니다.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반(FinCEN)은 디지털 자산 투자 사기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지하금융과 하왈라 등 비공식 금융망을 통한 자금세탁 수법을 분석했습니다.
금융범죄단속반은 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3년 9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금융기관들이 신고한 디지털 자산 투자 사기 관련 의심거래보고가 3만3천904건에 달했으며, 관련 금융활동 규모는 약 127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금융범죄단속반은 이른바 ‘돼지도살(Pig butchering)’형 투자 사기가 복잡한 범죄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범죄 수익을 세탁하기 위해 여러 금융기관과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돼지도살형 투자사기는 온라인에서 피해자와 신뢰 관계를 형성한 뒤 가상자산 등 고수익 투자를 권유해 돈을 가로채는 사기 수법입니다.
특히 범죄자들은 머니뮬과 유령회사 등을 이용하는 한편, 범죄 수익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등으로 옮기는 수법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날 FATF도 전문 자금세탁업자들이 지하금융과 하왈라 등 비공식 금융망을 이용해 범죄자금을 국경을 넘어 이동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왈라는 은행 등 전통적인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중개인 네트워크를 통해 돈이나 이에 상응하는 가치를 이전하는 비공식 금융 방식입니다. 실제 자금이 국경을 물리적으로 이동하지 않더라도 중개인들이 현금이나 무역 거래 등을 이용해 서로의 자금을 정산할 수 있습니다.
FATF 조사 대상 국가와 지역의 80% 이상은 지하금융이나 하왈라 등 유사 서비스가 전문 자금세탁의 주요 경로 또는 수법 가운데 하나라고 답했습니다.
FATF는 특히 이런 비공식 금융망이 현금에만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상자산과 핀테크 등 새로운 기술과 결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조사 대상 국가와 지역의 약 70%는 새로운 기술이 비공식 금융망에 결합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답했으며, FATF는 이를 이른바 ‘디지털 하왈라’의 확산으로 설명했습니다.
FATF는 전문 자금세탁업자들이 비공식 금융망뿐 아니라 은행 계좌와 핀테크 플랫폼, 가상자산 지갑 등 다양한 금융수단을 함께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두 보고서는 북한을 직접 다루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15년째 FATF로부터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방지 체계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 ‘고위험 국가’로 지정돼 있습니다.
앞서 FATF는 지난 7월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이 탈취한 가상자산을 캄보디아 기반 금융 인프라를 통해 세탁한 사례를 지적하는 등 북한의 불법 금융활동에 대한 우려를 거듭 제기해 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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