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파견돼 러시아의 북한제 미사일 사용을 지원한 북한 기술자를 독자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러시아산 정제유를 북한으로 운송한 북한 해운사와,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거나 북한과 합작사업을 추진한 러시아 기업과 경영자들도 함께 제재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파견돼 러시아의 북한제 미사일 사용을 지원한 북한 기술자를 대북 독자 제재 명단에 추가했습니다.
EU 이사회는 12일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하거나 유엔 제재를 위반 또는 회피한 개인 3명과 기관 4곳을 새로 제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제재 대상에는 북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연구원이자 미사일총국 관계자인 리성진이 포함됐습니다.
EU는 리성진이 북러 군사협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러시아에 기술자로 파견돼 러시아의 북한제 미사일 사용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EU 관보에 공개된 지정 사유에는 리성진이 우크라이나 전선과 가까운 러시아 지역에서 러시아군 군복을 입고 러시아 군인과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또 리성진은 2023년 12월 단거리탄도미사일 생산 공장으로 알려진 곳을 시찰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했다고 EU는 밝혔습니다.
리성진이 소속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위성과 운반 로켓 개발로 유엔 제재를 받고 있는 기관입니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북한 해운사 백양산해운도 포함됐습니다.
EU는 이 회사가 운영하는 북한 선적 선박 백양산 1호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97호를 위반해 러시아산 정제유를 북한으로 운송하는 데 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안보리 결의 2397호는 북한에 대한 원유와 정제유 공급을 제한하고, 해외에 있는 북한 노동자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러시아 부동산 개발회사 사몰료트 그룹과 최고경영자인 안나 니콜라예브나 아킨시나도 제재됐습니다.
EU는 이 회사가 블라디보스토크 건설 사업에 북한 노동자를 고용해 안보리 결의 2397호를 위반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지주회사 블랙호스와 설립자 겸 회장인 블라디미르 알렉산드로비치 소콜로프, 블랙호스의 자회사 골든 오텀 아그로홀딩도 제재 대상에 올랐습니다.
EU는 소콜로프가 올해 4월 연해주에서 북러 합작 산업투자 사업 설립을 공개적으로 발표했으며, 또 블랙호스는 북한에 제품을 수출하고 북한을 우선 시장으로 꼽았다고 밝혔습니다.
EU는 이들이 북한과의 합작사업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 2375호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EU는 이번 조치가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과 상업·산업 협력, 이른바 무기-석유 거래 등 확대되는 북러 군사·경제 협력과 관련된 활동을 겨냥한다면서 이런 활동은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승인한 유엔의 금지 조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제재 지정에 따라 제재 대상의 EU 내 자산은 동결되고, 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자금이나 경제적 자원을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됩니다.
또 제재 대상 개인에게는 EU 입국 금지도 적용됩니다.
이번 결정으로 EU의 대북 독자 제재 대상은 개인 80명과 기관 25곳으로 늘었습니다.
EU 이사회는 북한의 계속되는 핵·탄도미사일 활동과 북러 협력 심화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국제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며 유엔 제재 위반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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