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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문답] 미국 드론 시장, 한국에 손 내미는 이유

중국 드론 제조사인 DJI가 개발한 '팬텀 4(Phantom 4)' (자료사진)
중국 드론 제조사인 DJI가 개발한 '팬텀 4(Phantom 4)' (자료사진)

미국 드론 시장에서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작년 말,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중국을 비롯한 외국산 드론과 핵심 부품을 전면 규제 대상에 올린 뒤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요. 민간과 군사 분야 전반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한국 업체들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들어보죠. 오종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외국산 드론을 일괄 규제 대상에 올렸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알려주시죠.

기자) 네. 8개월 전 이야기인데요. 작년 연말 FCC가 해외에서 제조된 무인항공기 시스템(UAS)과 핵심 부품, 그러니까 센서, 카메라, 통신 장비, 모터, 배터리 등을 ‘커버드 리스트(Covered List)’에 추가했습니다. 국가 안보 위협 판정에 따른 건데요. 커버드 리스트에 오른 장비는 미국 내 무선 통신 기기 인증(Equipment Authorization)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시장 내 신규 수입, 마케팅, 판매가 원천 차단됩니다.

앵커) 국가 안보 위협 판정이란 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지금 미국에서 사용되는 상업용 드론의 상당 부분이 중국산입니다. 대표적인 게 DJI 제품이고요. FCC 조치는 ‘해외에서 제조된’ 것들이 대상이지만 사실상 중국산을 겨냥한 것이라고 드론 전문 매체 ‘드론라이프’의 미리엄 맥냅 편집장이 VOA에 밝혔는데요. 대규모 국제 행사 치안과 공공 영공 주권 보호, 국가 핵심 기반 시설 보호 등을 명분으로 중국산 등을 비롯한 외국산 드론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미국과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앵커) 그럼 동맹국들이 미국에 드론을 판매할 경로가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게 네 갈래인데요. 첫째는 ‘블루 UAS’ 지정입니다. 원래 미 전쟁부 산하 국방혁신단(DIU)이 관리하던 인증인데, 지금은 연방 정부 내 계약관리국(Department of Contract Management)이 맡아서, 해당 드론 제품이 안보 위협이 아니라고 검증해주는 절차입니다. 둘째는 업계 단체인 AUVSI가 운영하는 ‘그린 UAS’ 프로그램인데요, 이걸 통해 먼저 보안 검증을 받은 뒤 블루 UAS로 전환할 자격이 있는지 심사받는 구조입니다. 셋째는 국토안보부나 전쟁부로부터 직접 예외를 승인받는 경로이고요, 넷째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기준, 즉 제품의 일정 비율 이상을 미국 내에서 생산했다는 걸 입증하는 방식입니다.

앵커) 인증 경로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는 게 인상적인데, 이렇게 복잡하게 설계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개별 제품의 기술적 결함을 심사하는 단일 창구보다, 공급망의 원산지·소유권·생산지를 다각도로 검증하는 여러 갈래의 인증 경로가 필요했던 겁니다. ‘해외에서 제조됐다는 사실 자체가 위기 상황에서의 공급 리스크로 간주된다’는 게 핵심 논리인데요. 맥냅 편집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면서 분명해진 게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쓰는 드론의 80% 이상이 특정 국가에서 온다면, 지정학적 위기가 닥쳤을 때도 그 공급망에 계속 접근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답은, 장담할 수 없다는 겁니다.” 여기서 특정 국가는 중국을 말하는 거고요.

앵커) 이런 규제가 언제부터 추진 된건가요?

기자) 시작점은 2020년 코로나 펜데믹 시기로 짚을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코로나 지원법, CARES Act 자금을 지급할 때, 원래 이 자금은 군복을 만들 수 있는 의류업체나 지프를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업체처럼 국가안보에 핵심적인 산업을 지원하려던 것이었는데, 이때 처음으로 드론 기업 몇 곳이 이 지원금을 받았거든요. 이게 바로 미국 정부가 드론을 국가 핵심 인프라의 일부로 인식하기 시작한 첫 신호였다는 게 맥냅 편집장의 평가입니다. 이후 국방수권법(NDAA)을 통해 특정 국가산 드론의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조치가 이어졌고요, 동시에 수요를 끌어올리는 정책도 병행됐습니다. 국방부의 ‘리플리케이터(Replicator)’ 프로그램이 대표적인데요. 저비용·소모성 드론 체계를 개발하려는 경쟁 방식이었고, 이게 지금은 ‘드론 도미넌스(Drone Dominance)’ 프로그램으로 이어졌습니다. 전통적인 국방 조달업체가 아닌 중소기업까지 문을 열어서, 실전 경쟁을 붙이고 단기간에 대량 발주로 연결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번 FCC 조치는 갑자기 나온 게 아니라, 몇 년에 걸친 정책의 최종 단계라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맥냅 편집장은 FCC 조치를 “가장 최근이자, 가장 포괄적인” 조치라고 규정했는데요, 이 흐름을 하나의 정책 궤적으로 보면 이해가 훨씬 쉬워진다는 겁니다.

앵커) 이런 규제 속에서 동맹국들이 미국에 드론을 판매할 경로는 있다고 앞서 소개해주셨는데, 한국 업체들이 부각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DJI가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기 때문에, 더 이상 DJI 기체와 배터리에 접근할 수 없다면 어디서 조달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생깁니다.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이 바로 이 지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텍사스대학교에서는 미국 정부 지원을 받아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을 텍사스로 유치해서, 스타트업 형태로 현지 기업들과 협력하는 프로그램이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한국에서 열린 제6회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에는 노스다코타주, 오클라호마주, 버지니아공대 관계자들이 한국 기업들에 함께 일하자고 요청했습니다.

앵커) 한국업체들의 기술력이 미국 시장에 생길 공백을 메울만한 가요?

오) 전문가들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맥냅 편집장은 이렇게 설명했는데요.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산업 기술 같은 것들이 실제로 드론 산업의 결실로 이어졌다”고요. 그리고 “이제 한국 업체들이 찾는 건 더 큰 시장(미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드론 분야에서 “인재도 있고, 제품력도 있으며, 어떤 시장이 필요로 하든 유연하게 맞출 준비가 돼 있다”고 했는데요. 그밖에 몇몇 업계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대체로 비슷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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