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특송업체 DHL이 북한행 운송 서비스를 무기한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에서 북한으로 법률서류 등을 전달할 수 있는 민간 운송 경로가 더욱 제한되면서, 미 국무부를 통한 외교적 송달이 사실상 대안으로 남게 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DHL의 북한행 운송 서비스 무기한 중단 사실이 법원 문건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미 연방법원 전자기록시스템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Bybit) 측 변호인은 지난 19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북한으로 소송서류를 보내기 위해 DHL에 문의했지만, DHL로부터 북한 배송 서비스가 무기한 중단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비트 측은 지난달 31일 DHL에 북한으로 소송서류를 보내는 것이 가능한지 문의했으며, DHL은 서비스 중단이 언제 시작됐고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과거 평양에 사무소를 운영한 DHL은 북한에 법률서류를 전달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민간 운송업체였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오토 웜비어 씨 가족과 푸에블로호 승조원 등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미국인들의 소장과 판결문도 과거 DHL을 통해 북한에 전달됐습니다.
그러나 2020년 북한 억류 피해자 케네스 배 씨의 대북 소송 과정에서 DHL이 유엔이나 외교 목적이 아닌 대북 우편물 배송 서비스를 중단한 사실이 확인돼, 일반 미국인이 북한으로 우편물을 보내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DHL의 북한행 운송 서비스 자체가 무기한 중단된 것으로 확인된 겁니다.
바이비트 측은 이어 페덱스와 UPS, 미국 우정국에도 문의했지만, 이들 업체 역시 서명 수령이나 등기우편에 준하는 방식으로 북한에 서류를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법률서류 등을 전달할 수 있는 선택지가 더욱 제한되면서, 이제는 미 국무부를 통한 외교적 송달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바이비트 측은 법원에 미 국무부가 소환장과 소장, 소송 통지서 등을 받아 외교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미국의 외국정부 대상 소송서류 송달 절차에 따라 관련 서류를 국무부로 보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겁니다.
앞서 VOA는 미국 정부가 올해 3월 뉴욕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 외교공한을 통해 미국 법원의 손해배상 판결문을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국무부는 북한대표부에 법원 판결문과 궐석판결 통지서를 전달했고, 외교공한은 3월 26일 북한대표부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사례처럼 민간 운송업체가 아닌 외교 채널을 통한 법률서류 전달이 북한에 대한 법적 절차의 사실상 대안으로 활용되는 것입니다.
미국 연방법은 다른 나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외국주권면제법(FSIA)’을 근거로 북한과 같은 ‘테러지원국’은 예외로 하고 있습니다.
VOA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 대북 소장과 판결문 송달과 관련한 내용을 여러 차례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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