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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주재 러 대사관 “북한 내 외교 활동에 여전히 제약 많아”


평양에서 격리해제된 외교관들이 지난 9일 평양국제공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출국하는 여객기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평양에서 격리해제된 외교관들이 지난 9일 평양국제공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출국하는 여객기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이달 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격리 조치를 해제했지만 북한 내 외교 활동에는 여전히 제약이 많다고,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밝혔습니다. 외교관들이 아직도 평양을 벗어날 수 없고, 북한 외교 당국과의 접촉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은 12일, 이달 초 격리 해제된 외국인들이 준수해야 하는 특별 조치를 담은 북한 외무성 통지문을 공개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통지문에 따르면, 외교관과 가족들은 관저를 벗어날 수 있지만 대중 교통을 이용할 수 없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또한 평양 밖으로 나갈 수 없고, 평양 내에서도 락원백화점과 공원 등 출입이 허가된 곳만 방문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평양에 주재하는 외국인들은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임시 허가를 받고 휴대폰 가게 등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입을 막기 위해 약 한 달간 유지했던 외국인 격리 조치를 3월 2일 부로 해제했습니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6일 “380여 명의 외국인들 중에서 221명이 격리 해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은 이같은 외국인 격리 조치 해제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외교 활동을 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은 공식적으로 해외 외교 당국자들과의 회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실질적으로 북한 당국자들과의 접촉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또 외교 행사를 여는 것은 가능하지만 참석자 수가 최대 5명으로 제한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러 간에 처음 체결된 ‘경제 및 문화 협조에 관한 협정’을 기념하는 전통적인 행사를 이달 중순에 개최하지 못할 것 같다며, 이를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대사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철저히 준수하면서도 외교관들의 방문 지역 확대를 북한 당국에 계속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 대책으로 지난 1월말 중국, 러시아와의 항공, 철도 교통을 전면 중단하고 외국인의 북한 출입도 완전히 차단했습니다.

또 2월 1일부터는 외교관들에게 대사관과 외교관 구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격리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에 따라 프랑스와 독일, 스위스는 각각 대사관과 평양사무소를 임시 폐쇄했습니다.

라이너 브로일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9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외국인을 상대로 취한 부적절한 조치가 평양주재 대사관의 정상적인 운영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브로일 대변인] “Aufgrund dieser für uns unverhältnismäßigen und WÜD-widrigen nordkoreanischen Maßnahmen war ein normaler Dienstbetrieb der Botschaft nicht mehr möglich.”

한편, 러시아가 12일 북한에 신종 코로나 진단키트를 제공했습니다.

러시아의 ‘소비자권리 보호 및 인간복지 관리청 (Rospotrebnadzor)’ 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자체 개발한 코로나바이러스 진단키트를 북한과 이란, 몽골과 중앙아시아 국가 등에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나라들에 총 8만 명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 키트를 보냈고, 이 중 5만 명을 진단할 수 있는 키트가 이란에 전달됐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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