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IFRC "코로나 대북지원품, 중국서 육로로 전달...진단기 확보 시급"


북한 신의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화물열차에 소독액을 뿌리는 모습을 4일 북한 관영 매체가 공개했다.
북한 신의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화물열차에 소독액을 뿌리는 모습을 4일 북한 관영 매체가 공개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제재 면제를 승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지원 물품은 중국을 통해 육로로 북한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고, 리처드 블루위트 국제적십자연맹IFRC 유엔 상주대표가 밝혔습니다. 블루위트 대표는 4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하고, 의료체제가 취약한 나라일수록 전염병 창궐 시 국제사회의 지원 창구를 모두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블루위트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IFRC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지원 물품에 대한 제재 면제 요청을 이틀 만에 받아들였습니다. 북한이 언제, 어떤 물품 지원을 요청한 겁니까?

리처드 블루위트 국제적십자연맹(IFRC) 유엔 상주대표. 사진 제공: UN.
리처드 블루위트 국제적십자연맹(IFRC) 유엔 상주대표. 사진 제공: UN.

블루위트 대표) 3주 전쯤, 북한 보건성이 조선적십자사를 통해 저희에게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여부 검사기를 비롯해 의료용 장갑과 가운, 보안경, 얼굴 보호장비 등의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이후 저희가 작성한 목록을 안보리 제재위원회에 제출했고, 상당히 신속하게 면제 승인이 이뤄졌습니다.

기자) 북한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국경을 전면 봉쇄한 상태입니다. 지원 물품을 어떻게 반입할 것인지가 관건인데, 어디까지 진행됐습니까?

블루위트 대표) 제재 면제 승인이 신속히 이뤄진 점에서 일단 희망적이고요. 그 다음 필요한 절차가 예산 확보인데, 3주 전 저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험국에 대한 예방 차원에서 3천 400만 스위스 프랑, 미화 3천 500만 달러 기금을 요청했습니다. 현재 30%가 모금됐는데, 짧은 기간 내 좋은 실적입니다. 이 점을 먼저 말씀드리는 이유는 재정 문제는 IFRC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지원에 있어 가장 우선시하는 북한 등을 지원하는 데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북한으로 물자를 수송할 채널을 찾아야 하는 도전이 있습니다. 지난주 제네바본부에서 관련 논의를 했고요. 중국을 통하는 것이 현재 가장 실행 가능한 방법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지원 물품 구매는 진행 중으로, 문제가 없습니다. 구매 물품을 중국에 보내, 거기서 육로로 북한에 전달하게 될 텐데, 이 방안이 가장 빠를 겁니다.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조율 중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다시 말씀드리지만, 현재 저희가 지원에 있어 가장 우선시하는 나라입니다.

기자) 지금 북한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블루위트 대표) 검진 여부 진단기 확보가 급선무입니다. 때문에 북한도 진단기 지원을 요청한 겁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입되기 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곳입니다. IFRC가 평양에 있는 UN 기구들과 그 어느 때보다 협력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기자) 북한의 방역대책 핵심은 봉쇄인데, 적절한 조치로 보십니까?

블루위트 대표) 만약 중국처럼 인구 대국인 경우에는 바이러스 전염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격리-고립’ 조치를 택하는 것이 나쁜 전략은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북한은 어차피 ‘이동의 자유’가 그다지 확보된 곳이 아닌데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북한은 독특한 곳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그 정권의 몫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과 관리법을 잘 따르기를 희망합니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없고, 7천 명 정도가 의료 감시 대상이라는 게 북한 당국의 주장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블루위트 대표) 저희는 북한 내 감염 여부를 직접 확인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평양사무소 내 저희 직원들도 격리됐었고,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북한 당국에서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문제를 발견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예방과 대응 차원에서 북한 보건성과 협력해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기자) IFRC 평양사무소 직원 전원이 격리됐었나요? 지원 활동에도 제약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블루위트 대표) 지난 30일 간의 격리 기간 동안 조선적십자 소속 봉사자 500명이 북-중 접경 지역에서 북한 보건성과 협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대응 활동을 벌였습니다. 조선적십자는 ‘신종 코로나 팀’을 결성해 예방 측면에서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요. 다만, 평양에 상주하는 IFRC 국제 직원 3명 모두가 격리됐다가 3일 자로 해제됐습니다. 해당 직원들의 임무는 지원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겁니다. 도움이 가장 취약한 계층에 물품이 전달되는지 점검하는 건데, 이제 평소와 같은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기자) 전염병 실태와 관련한 북한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북한 당국에 무엇을 당부하고 싶으신가요?

블루위트 대표) 한 가지 사례로 중국은 이번 사태에 대응하고 조언, 지원을 얻기 위해 세계보건기구 WHO가 파견한 국제 전문가를 받아들였습니다. 모든 나라가 이런 시국에는 도움을 받는 데 있어 모든 창구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북한은 2017년, 유니세프가 내놓은 북한 모자보건 통계 보고서만 보더라도 보건체제가 얼마나 열악하고 깨지기 쉬운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취약한 의료 실태는 전염병에 직면했을 때 상황을 한없이 어렵게 만듭니다. 따라서 전염병 유입 전에 예방에 주력하고 국제사회와 투명하게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단 북한만이 아니라 많은 나라가 잘못된 정보를 유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손 씻는 방법 등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세계보건기구의 지침을 국민들에게 올바르게 전달해야 합니다.

기자) 평양주재 독일대사관 등 북한 내 외국 공관들이 북한의 극단적인 봉쇄 조치로 임시폐쇄를 결정했습니다. IFRC나 유엔 기구들의 움직임은 어떤가요?

블루위트 대표) 저희는 북한 내 격리 조치가 해제돼 기쁘고, 또 북한 당국이 현지 외국인의 출국을 위해 항공편을 제공하기로 한 데 대해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인도적 지원을 위한 유엔 조정관들의 입국을 며칠 내로 허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IFRC는 25년째 평양에 상주하고 있는 기구입니다. 북한과 상당히 높은 수준의 신뢰가 구축돼 있습니다.

지금까지 리처드 블루위트 국제적십자연맹 (IFRC) 유엔 상주대표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IFRC의 북한 지원 상황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