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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럽국가들과 경협 확대


중국이 최근 유럽과의 경제협력을 크게 확대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중국의 유럽 끌어안기 행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최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을 순방했죠?

답) 예.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 4일부터 어제 (7일)까지 프랑스와 포르투갈을 방문했습니다. 주요 의제는 위안화 환율과 국제 금융개혁 문제, 그리고 경제협력 방안이었습니다.

문) 이번 순방 기간 중 굵직한 경협 계획들이 공개됐죠?

답) 예. 후진타오 주석은 프랑스 방문 첫 날인 지난 4일 2백억 달러가 넘는 경제협력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프랑스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가 중국에 1백40억 달러 상당의 항공기 1백2대를 판매하기로 했고요, 프랑스 원자력 발전업체인 아레바는 35억 달러 가량의 우라늄을 중국 광동핵발전그룹에 공급하고 중국에 우라늄 처리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또, 프랑스 에너지 기업인 토탈은 중국 석유화학공장에 20억에서 30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문) 이 같은 계획이 추진되면 두 나라 간 교역액이 대폭 늘어나겠군요.

답) 예. 지난 해 중국과 프랑스의 무역액은 3백44억 8천만 달러였습니다. 그런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앞으로 5년간 두 나라간 교역액을 기존의 2배인 8백억 달러까지 늘리기로 했습니다.

문) 후 주석이 선물 보따리를 잔뜩 들고 유럽 국가들을 방문한 셈인데요. 중국은 불과 한달 전에도 원자바오 총리가 유럽을 순방한 바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10월 2일부터 9일까지 그리스, 벨기에, 이탈리아, 터키를 방문했었는데요. 순방 기간 동안 4개국 정상과 유럽연합 EU 지도자들을 만나 대규모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재정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문) 중국이 이들 유럽국가들과 추진하기로 한 경제협력의 내용을 좀 소개해 주시죠.

답) 우선 그리스 해운회사들을 위해 50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고요, 이탈리아에는 나폴리 항 확장을 위한 투자 지원을 약속하고 태양 에너지 분야에서 30억 달러 규모의 합작사업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터키와도 에너지 등 8개 분야에서 경제협력에 합의하고 두 나라간 무역 규모를 1백70억 달러에서 5백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문)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정부의 과도한 지출로 재정 위기에 빠진 나라들인데요, 중국으로부터 투자가 들어오면 큰 도움이 되겠군요.

답) 예. 중국은 두 나라 외에 재정 위기에 빠진 스페인으로부터도 6천2백50억 달러 상당의 국채를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문) 중국이 이처럼 유럽국가들에 대한 투자와 경협을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우선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지지하는 우군을 만들려는 의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요즘 중국이 가장 난처한 문제가 바로 자국 통화인 위안화를 둘러싼 논란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잡고 있어서, 자국 상품의 중국 수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고요, 주요 국제무대에서 계속해서 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도 위안화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고요.

문) 그러니까 이런 논란이 있을 때 중국 편을 들어주길 바라는 것이군요.

답) 예. 원자바오 총리는 유럽 순방 당시 벨기에 브뤼셀에서 “중국은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어려운 처지에 처해 투자자들이 떠날 때 이들 국가의 채권을 매입하는 등 친구로서 행동했다”며 “위안화 평가절상을 압박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문) 정치적 이유 외에도, 유럽국가들에 투자함으로써 중국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실익도 있을 것 같은데요.

답) 전문가들은 중국의 유럽에 대한 투자가 주로 항구, 터널, 고속도로와 같이 대규모 기반시설에 이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유럽이 점점 하나로 통합되고 이 때 필요한 각종 건설사업에서 유리한 입지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기업들의 유럽 진출에도 도움이 되고요. 이밖에 달러화 위주의 외환 자산을 유럽 국채 등으로 다양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외환 보유고를 자랑하는 중국이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 보이는 유럽과의 밀월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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