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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분유 대란'에 국방물자생산법 발동...버펄로 총격 관련 소셜미디어 조사 착수  


미국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 시내 '타켓' 상점의 분유 진열대가 비어있다. (자료사진)
미국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 시내 '타켓' 상점의 분유 진열대가 비어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심각한 분유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했습니다. 뉴욕주 검찰이 10명의 사망자를 낸 뉴욕주 버펄로 슈퍼마켓 총격 사건과 관련해 소셜미디어 플랫폼 수사에 착수합니다. 미국축구협회가 남∙녀 대표팀 선수들에게 동등한 급여를 지급하는 데 합의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요즘 미국에서 영유아들이 먹는 분유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소식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연방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분유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18일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ㆍDPA)’을 발동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조처를 통해 분유 생산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인데요.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원료 공급업체들에 다른 그 어떤 거래 업체들 보다 분유 제조사에 가장 먼저 원료를 제공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방물자생산법이 구체적으로 어떤 규정입니까?

기자) 국방물자생산법은 전쟁 상황을 비롯한 비상시국에, 정부가 특정 업체나 업계를 지정해 필요한 물자를 생산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법규입니다. 1950년대 한국전쟁 때 처음 도입된 이 법은 대통령 직권으로 시행하는 것이어서, 의회의 동의 없이 대통령이 발효할 수 있는데요.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4월, 코로나 사태를 비상시국으로 규정하고 바로 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해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업체가 인공호흡기 등을 생산하도록 명령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바이든 정부는 지금 분유 부족 사태를 국가적인 비상사태로 보고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방물자생산법 발동과 더불어 정부 부처가 민간 화물기를 동원해 해외에서 신속하게 분유를 들여올 것을 지시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른바 ‘분유수송작전(Operation Fly Formula)’을 시작한다고 밝혔는데요. 연방 정부의 기준에 부합하는 분유를 해외에서 미국으로 수송하기 위해 상업용 항공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국방부에 권한을 부여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분유 대란이 몇 달째 계속돼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분유 부족 사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공급망 정체 현상이 심화하면서 분유 공급에 차질을 빚기 시작했고요.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다 지난 2월 분유 시장 점유율 1위인 애보트 사의 분유 리콜사태까지 더해지면서 이른바 분유 대란이 일었습니다. FDA는 애보트의 분유를 먹은 뒤 박테리아 감염으로 영유아 2명이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애보트 사의 주요 분유 브랜드를 리콜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분유 공급이 줄면서 가게 진열대에서는 분유 찾기가 힘들어졌다고 하고요?

기자) 맞습니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불만 여론이 높아졌고요. 야당인 공화당도 정부의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이에 FDA는 지난 16일, 해외 분유 제조사들이 미국으로 더 많은 분유를 선적할 수 있도록 수입 검토 과정을 간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틀 만에 정부가 더 강력한 대응 방안을 내놓은 건데, 바이든 대통령은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하면서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영상 성명에서 “전국의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줄 충분한 분유를 찾지 못해 걱정하는 걸 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부모로서 또 조부모로서 그것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지도 안다”라고 덧붙였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안전한 분유가 충분히 공급되고 또 분유가 가장 필요한 가정에 빠르게 전달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라고 나의 팀에 지시했다”며 “이는 나의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정부 부처를 통한 해외 분유 수입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부건후생부와 농무부에 서한을 보내 다음 주까지 미국의 기준에 부합하는 해외 제조 분유 물자를 확인하고 국방부의 전세기가 이를 신속하게 미국으로 실어 올 수 있도록 국방부와 협력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서한에서 “분유 수입은 국내 공급 증가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국내 공급 상황은 언제쯤 나아질까요?

기자) 적어도 두 달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6일, FDA와 애보트는 분유 생산 재개에 합의했습니다. 리콜 사태 이후 중단이 가동됐던 미국 최대 규모의 분유 공장인 애보트의 미시간주 공장을 재가동하도록 한 겁니다. 하지만 애보트 측은 생산이 재개되더라도 분유가 매장에 공급되기까지는 6주~8주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분유 부족 사태와 관련해서 의회 쪽의 움직임은 없습니까?

기자) 있습니다. 미 연방 하원이 분유 부족 사태와 관련해 두 가지 법안을 내놓았는데요. 첫 번째 법안은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농무장관에게 일부 면책 조항을 발동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입니다. 농무부는 여성, 유아, 어린이를 위한 특별 영양 섭취 지원 프로그램, 일명 ‘WIC’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분유 등의 보조 식품을 제공하는데요. 이번 같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참가자들이 한 가지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제조사의 분유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법안은 어떤 내용이죠?

기자) FDA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내용입니다. 로사 드라우로 하원 세출위원장은 FDA가 해외 분유를 감독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검사 인력 확충과 모조 제품 방지 그리고 더 나은 데이터 확보를 위해 2천800만 달러의 긴급 자금을 FDA에 지원하는 법안을 상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이 상원에서 채택될지는 불투명합니다.

미국 뉴욕주 버펄로 슈퍼마켓 총격범 페이튼 젠드런이 19일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 뉴욕주 버펄로 슈퍼마켓 총격범 페이튼 젠드런이 19일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주말 뉴욕주 버펄로 슈퍼마켓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수사가 더 확대되는 모습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주 검찰이 일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10명의 사망자를 낸 버펄로 총격 사건이 발생하는 데 있어 소셜미디어의 역할과 책임을 따져보기 위해 주 검찰이 나선 겁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은 18일 주지사의 요청에 따라 소셜미디어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총격 사건 수사 범위를 소셜미디어로 확대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총격범이 “자신의 공격을 증폭시키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이용했다는 것이 제임스 법무장관의 설명입니다. 제임스 장관은 이번 수사는 ‘트위치(Twitch)’와 이미지 보드 웹사이트인 ‘포챈(4chan)’과 ‘에잇챈(8chan)’, 그 외 일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들 소셜미디어와 총격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겁니까?

기자) 트위치는 미국 거대 IT 기업인 아마존 소유의 소셜미디어인데요. 사건 용의자인 페이튼 젠드런 씨는 총격 당시 헬멧의 카메라를 켜고 트위치를 통해 범행 순간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었습니다. 트위치가 2분 만에 송출을 중단시켰지만 해당 영상은 인터넷을 타고 확산됐습니다. 그리고 사건 직후엔, 용의자가 총격을 앞두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장문의 성명서를 올린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의 성명서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젠드런 씨는 성명에서 자신을 백인우월주의자로 규정하며, 유색인종에 대한 증오와 불만을 표출했는데요. 유색인종이 백인을 대체한다는 음모론까지 언급했습니다. 게다가 총격 계획과 준비 내용까지 상세하게 나와 있어서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진행자) 현재 이 사건은 증오범죄로 다뤄지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젠드런 씨는 흑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슈퍼마켓에서 흑인을 겨냥해 총격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총에 맞은 13명 가운데 11명이 흑인이었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해당 사건을 ‘인종적 동기가 된 극단적 폭력 행위’로 규정했고요. 조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참사 현장을 찾아 이 사건을 ‘국내 테러’로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뉴욕주 검찰도 같은 맥락에서 사건을 보고 소셜미디어 수사에 나서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임스 장관은 이번 테러 공격은 증오를 확산하고 부추기는 소셜 미디어의 위험성을 다시금 확인시켜줬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이런 위험한 행동을 막고 다시금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 우리의 권한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용의자에 대한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젠드런 씨는 사건 다음 날인 지난 15일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었는데요. 젠드런 씨는 19일 다시 법정에 출석합니다.

전·현직 미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 3월 백악관에서 열린 '동일 임금의 날' 기념행사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맨 오른쪽)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자료사진)
전·현직 미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 3월 백악관에서 열린 '동일 임금의 날' 기념행사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맨 오른쪽)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축구계가 임금과 관련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합의를 이뤄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축구협회(USSF)가 남자 대표팀과 여자 대표팀 선수들에게 똑같은 급여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미국축구협회는 미국의 수많은 스포츠 협회 가운데 선수들의 성별에 따라 급여 차등을 두지 않는 첫 번째 협회가 됐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합의가 이뤄진 겁니까?

기자) 미국축구협회는 18일 남·녀 대표팀 노조와 오는 2028년 12월까지 효력을 가지는 별도의 단체교섭협약(CBA)을 발표했습니다. 영어로 CBA라고 하는 단체교섭협약은 노동조합과 고용주 간의 단체 교섭의 결과로 근로 조건 등 여러 제반 사항에 대해 합의한 문건을 말하는데요. 남자 선수들은 지난 2018년 12월에 만료된 CBA의 조건에 따라 지금까지 경기해왔고요. 여자 선수들은 지난 3월 말로 CBA가 만료됐지만, 지난 2019년에 시작된 성차별 소송을 매듭지은 뒤에 CBA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했었습니다.

진행자) 협상의 핵심이 뭐였습니까? 남∙녀 선수 간의 동일한 임금이었나요?

기자) 네, 임금뿐 아니라 상여금, 즉 보너스를 동등하게 지급하는 문제도 포함됐습니다. 그리고 가장 논란이 됐던 부분은 바로 월드컵 상금이었습니다. 협회는 지금까지 남∙녀 월드컵 배당금과 상금 등을 기반으로 보너스를 지급해왔는데요.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드컵 배당금과 우승 상금은 남자 월드컵이 여자 월드컵보다 훨씬 많아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성적이 아닌 성별에 따라 상금 차이가 있었던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지난 2019년 프랑스 여자 월드컵에서 2회 연속 정상에 오를 만큼 세계적인 강팀임에도, 성적이 좋지 않은 남자 선수들보다 상금이 더 적었던 겁니다. 이런 상황이 되자 축구 팬들 사이에서 동일 임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요. 2019년 3월, 여자대표팀은 축구협회가 연방 ‘동일임금법’ 등을 위반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었습니다.

진행자) 소송이 마무리된 건 언젭니까?

기자) 여자대표팀은 축구협회와 오랜 다툼 끝에 지난 2월, 2천400만 달러 규모의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에 축구협회가 내놓은 새로운 단체협약은 논란이 됐던 사과 관련해 어떤 방안들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남∙녀 노조는 올해 후반 남자 월드컵과 내년 여자 월드컵, 그리고 차기 2026년과 2027년 대회에 배당된 FIFA의 상금을 합산하기로 했습니다. FIFA의 남∙녀 상금을 이렇게 모아서 동일하게 지급하는 스포츠협회는 미국축구협회가 처음이라고 하네요.

진행자) 그러니까 이제 남∙녀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같은 경기 출전료를 받게 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FIFA가 남자 월드컵에 지급하는 상금은 지난 2018년 남자 월드컵에선 총 4억 달러였고요. 이 가운데 우승팀 프랑스가 3천800만 달러를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FIFA가 2019년 여자 월드컵에 할당한 상금은 3천만 달러였는데요. 우승팀 미국이 받은 금액은 400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남자 월드컵 상금은 끝에 0 하나가 더 붙을 정도로 여자 경기와 상금 차이가 크네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월드컵 상금을 동일하게 맞추기로 했고요. 그 외 미국축구협회가 관리하는 여러 소규모 경기는 남∙녀 선수의 경기 출전료를 같게 책정했습니다. 또 시범 경기의 경우 선수들은 경기 결과와 상대 순위에 따라 경기 출전료를 받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협상이라는 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지 않겠습니까? 여자 선수들이 포기한 것이 있다면 뭘까요?

기자) 지난 2005년부터 CBA가 보장해오던 기본급을 포기했습니다. 이 기본급에 따라 일부 선수들은 10만 달러의 연봉을 보장받기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마거릿 퍼스 선수는 “우리가 잃은 것처럼 보이는 일부 조건을 능가하는 것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퍼스 선수는 “우리 리그는 이제 충분히 강하다”며 많은 계약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에서 보장한 내용 또 뭐가 있습니까?

기자) 25년 넘게 제공됐던 여자 선수들을 위한 자녀 돌봄 서비스가 확대돼서 이제 남자 선수들도 국가대표 훈련 캠프와 경기 시 혜택을 받을 수 있고요. 축구협회가 벌어들이는 상업적 수익의 일부를 남∙녀 선수들이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지난 2020년 미국축구협회 회장에 오른 전 여자축구 국가대표 출신 신디 펄로 콘 회장은 이번 결과는 “다른 모든 그룹이 한 테이블에 모여 협상함으로써 이루어낸 진정한 공적”이라고 밝히고 이를 통해 전환점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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